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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5번째 적격비용 재산정 앞둔 카드업계의 한숨…수수료 또 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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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만에 재산정…금융당국 수수료율 인하에 무게추

카드업계 "수수료율 추가 인하 결제사업 역마진 심화"…재산정 주기 유연화 요구

뉴스1

서울 시내 한 커피 전문점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 2021.12.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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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카드업계가 올해 연말 카드사 적격비용 재산정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산정 근거가 되는 '적격비용 재산정'을 계기로 또 한 차례 수수료율 인하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연말 카드사의 영업원가인 적격비용을 재산정한다. 이를 토대로 영세·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를 인하하고, 일반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책정한다.

금융위는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한 이래 3년마다 산정된 적격비용을 기반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개편해 왔다. 적격비용 산정은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거래승인·매입정산 등 비용 △마케팅비용 △일반관리비 △조정비용을 토대로 한다.

그간 2012년·2015년·2018년·2021년 등 4차례 적격비용 재산정이 있었는데, 4차례 모두 카드 수수료율이 인하됐다. 이를 통해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 수수료율은 약 2.3%에서 0.5%로, 연매출 3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중소규모 가맹점의 수수료는 3.6%에서 1.1∼1.5%로 낮아졌다.

그 때문에 카드업계는 이번에도 금융당국이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을 내리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지난 8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 회의에서 "현재 (카드사) 원가 이하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중소가맹점이 96%에 달하는 상황으로 더 이상의 수수료율 인하는 본업인 결제사업에서 역마진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도 "현재 카드사의 본업인 결제사업에선 역마진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카드사는 '카드론'과 같은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결제사업 마이너스를 보전하는 형국"이라며 "수수료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없는 현 상황에서 더 큰 문제는 영세·중소 가맹점뿐만 아니라 마트·주유소 등 대형 가맹점들도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하소연했다.

카드사의 수수료 이익이 거의 '제로(0)'인 상태에서 조달비용 등 고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이른바 '혜자(소비자에게 혜택이 많은) 카드 단종' 등 소비자 혜택을 줄이게 되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는 게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비용을 절감해서 수익을 보전하더라도 절감한 비용이 다시 수수료율 인하 여력으로 작동하면서 최종 소비자들의 혜택으로 이어지긴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카드업계 안팎에선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현행 3년이 아니라 외부경제 상황 등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10월 정책세미나에서 "호주처럼 적격비용 산정 과정 자체의 폐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사회적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재산정 주기를 유연화하는 방편을 고려할만하다"라며 "적격비용 산정 주기를 연장하거나,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만 재산정을 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도 같은 세미나에서 "이윤창출을 위한 비용절감 노력과 같은 경영효율화가 오히려 수익성을 낮추는 현행 적격비용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한편, 획일적 3년 주기 대신 금융시장 급변에 따른 수수료율 변동요인 발생 시에 한해 재산정을 시행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카드업계의 요구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재산정 주기 유연화 가능성에 대해 "시장이나 이해관계자 등이 요구하고 있어 검토 중"이라고만 말했다.

이와 관련, 신장수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지난 12일 한국금융연구원(KIF)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적격비용 산정 방식은 이제 어느 정도 안착되고 있다"며 "현행 산정 방식을 그대로 갈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산정 주기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다만 "고비용 거래구조 개선을 통해 카드사의 적격비용을 낮춰 가맹점 등 이해 관계자의 비용부담을 절감"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이번 재산정 시에도 카드 수수료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 카드사들은 카드 이용률 증가와 비용 효율와에 힘입어 올해 3분기까지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공시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누적 순이익은 총 2조251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81억원) 대비 8.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3분기 누적 55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1위를 지켰고, △삼성카드 5315억원 △국민카드 3704억원 △현대카드 2401억원 △하나카드 1844억원 △우리카드 1402억원 △BC카드 1293억원 △롯데카드 1025억원 순이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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