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차량 성능 시험을 하던 연구원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경찰 차량이 20일 합동감식을 위해 공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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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17일) 저녁에 엄마랑 먹은 저녁 밥 한끼가, 그게 마지막 식사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며칠 출장 갔다가 온다고 했는데, 영영 이리 될 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차량 성능 시험을 하다 숨진 장아무개(26)씨 유족은 이같이 말했다. 장씨는 경기도 화성의 자동차 연구개발업체, 현대차 협력사 소속이다. 지난 19일 사고 이후 울산 북구 시티병원에 홀로 안치돼 있던 장씨의 주검은 부산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을 마친 20일 늦은 저녁에서야 다른 사망자들이 안치된 울산대학교병원으로 옮겨졌다.
울산대학교병원 인근에서 만난 장씨의 유족들은 비보를 듣고 대구와 경기도 등에서 한달음에 울산으로 왔다고 했다. 한 유족은 “(장씨는) 정말 효자인 하나뿐인 자식이었다”며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는데, 회사에 입사했을 땐 꿈을 이뤄 정말 기뻐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장씨는 지난 18일 울산으로 출장을 왔다고 한다. 사흘 뒤 21일이면 돌아온다고 했다. 유족은 “출장 가기 전에 엄마와 저녁 식사를 했다는데, 어떻게 그게 마지막이 되냐고 (장씨의 어머니가) 계속 되뇌이면서 운다”며 “술도 안먹는 애(장씨)가 출장와서 간식으로 먹으려고 챙겨온건지 짐가방에 든 새우깡 한봉지, 콜라 한병을 보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 가방은 다시 열어보지도 못하겠다”고 했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소속 책임급 연구원인 김아무개(45)씨의 유족은 “어릴 때부터 ‘수재’ 소리 듣고 자라서 번듯한 대기업에 취직했다고 (김씨 부모가) 그렇게 기뻐했는데, 이런 허망한 일이 어디있느냐”고 말했다.
장씨와 김씨, 남양연구소 소속 또다른 책임급 연구원인 박아무개(38)씨 등 3명의 빈소는 아직 꾸려지지 않았다. 유족들은 실험 차량의 결함 또는 밀폐 실험실인 ‘체임버’의 설비 결함 등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회사 쪽에 요구하고 있다.
연구원 3명은 지난 19일 오후 3시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차량 성능을 시험하는 일종의 밀폐 실험실인 ‘체임버’에서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부검의 1차 소견으로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되고 있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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