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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초음파로 암 잡는다”…한국 중소기업들 혁신 기술, 이 정도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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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5차 장영실상 시상

1000배 센 집속초음파로
아이엠지티, 항암효과 높여

창업 4년만에 기술 수출
아이엠바이오, 美中 뚫어


매일경제

20일 서울 강남구 더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IR52 장영실상 시상식에서 류석현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고서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조정실장(셋째 줄 왼쪽 둘째부터)이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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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권위의 기술상인 ‘IR52 장영실상’ 제105차 시상식이 20일 서울 강남구 더 리버사이드호텔에서 개최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하는 33년 역사의 유서깊은 상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아이엠지티’와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제105차 기술혁신상을 받았다. 기술혁신상은 최초의 기술 개발이나 의미 있는 도전 혹은 실패, 혁신 성과가 우수한 연구개발(R&D) 조직이나 팀·연구자에게 수여한다.

아이엠지티는 ‘집속 초음파’ 기반의 약물전달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집속 초음파는 진단용 초음파보다 약 1000배나 세기가 강하다. mm 단위의 작은 부위에 초음파 에너지를 집중시켜 상처를 치료하는 비침습적 치료에 활용된다. 손상 부위 외에 건강한 부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합병증이나 감염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아이엠지티는 집속 초음파를 종양 치료에 활용했다. 강한 초음파를 세포나 분자에 쏘이면 외부 막이 아주 짧은 순간 끊어지게 되는데, 이 때 막을 통한 물질의 이동이 수월해진다. 회사는 이 원리를 약물전달시스템에 적용했다. 집속 초음파를 이용해 항암제가 종양 세포 조직으로 전달되는 효율을 높인 것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항암제 치료효율이 약 2배 증가되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 2010년 이학종 대표(서울대 의대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벤처인 아이엠지티는 집속 초음파 의료기기 ‘IMD10’과 항암제인 ‘폴피리녹스’를 이용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췌장암 환자에 대한 첫 투약을 시작했다. 췌장암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세계 최초의 초음파 의료기기 임상으로 업체는 췌장암 외에도 연조직육종, 담도암 등 치료방법이 제한적인 난치성 암종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IMD10은 기존의 치료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효과적인 치료 결과를 도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암 치료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의료기기가 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술혁신상 수상기업인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항체 신약을 만드는 바이오벤처다. 자가면역질환과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HK이노엔의 바이오연구센터장이었던 하경식 대표 등 국내 제약사 연구진이 2020년 창업했고, 창업 4년 만에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 HK이노엔, 와이바이오로직스 3사가 공동 개발한 면역질환 이중항체 신약 후보 물질인 ‘IMB-101’을 미국 내비게이터 메디신과 기술이전 계약을 지난 6월 맺었다. 계약 규모는 선급금 2000만달러(약 278억원)를 포함해 최대 9억 4400만달러(약 1조3127억원) 규모다.

지난 8월에는 자가면역질환 항체 신약 후보물질 ‘OXTIMA’도 중국 화동제약에 기술이전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 HK이노엔, 와이바이오로직스가 공동 개발한 물질에 대한 계약 규모는 계약금 800만달러(약111억원)를 포함해 총 3억1550만달러(약4387억원)다.

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차별적 기전을 가지는 혁신 의약품을 목표로 세계 최고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이중항체를 개발 중”이라며 “제품 생산 및 상업화 보다는 R&D 단계 이후 임상 결과 확보 및 글로벌 기술이전을 사업화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올해 35~52주 차 장영실상 수상 기업에 대한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한화솔루션, 현대자동차 등 19개 기업이 장영실상을 받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류석현 한국기계연구원 원장은 “총 83건의 신기술을 후보작으로 접수했고 20개 전문분과위원회에서 서류 발표 심사를 거쳐 35개 제품을 종합심사에 상정한 뒤 수상기업 19개사와 기술혁신상 2개사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조정실장, 고서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류석현 원장,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를 비롯해 수상자와 가족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고서곤 부회장은 “산기협은 기업이 혁신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신산업을 육성해 나갈 수 있도록 기업과 소통하며 산업계가 국가 기술혁신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장영실상은 매경미디어그룹이 수여하는 상 중에서 가장 뿌듯하고 보람있”면서 “미래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진다는 마음으로, 여러분들이 기술개발에 힘써달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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