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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디즈니의 K콘텐츠 무한 사랑… “‘무빙’ 열풍 이을 주인공은 ‘조명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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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서 ‘아태 콘텐츠 쇼케이스’

루크 강 사장, ‘조명가게’ 집중 소개

“넷플릭스에 반격 나섰다” 평가

일각 “세계자본 韓→日 옮겨갈수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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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아시아태평양 지역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의 한 장면. ‘조명가게’는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조명가게에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래 사진은 이날 행사에서 발표하는 루크 강 월트디즈니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 디즈니 제공


“미스터리한 골목길, 생과 삶의 갈림길에서 ‘조명가게’를 만나십시오.”

2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아시아태평양 지역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선 루크 강 월트디즈니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 달 4일 공개되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를 일본, 중국, 홍콩,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언론사 관계자 500여 명 앞에서 자랑스럽게 강조한 것이다.

디즈니가 아시아 지역 콘텐츠 쇼케이스를 대규모로 연 것은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콘텐츠 업계에선 그동안 넷플릭스에 밀렸던 디즈니가 반격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디즈니의 관심이 특히 두드러졌다. 강 사장은 “‘카지노’와 ‘무빙’은 높은 시청 시간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화려한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며 “높은 품질을 고집하는 디즈니의 ‘선택과 집중’ 전략 덕분에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강 사장에 이어 등장한 데이나 월든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부분 공동 회장도 “‘무빙’은 우리의 길잡이이자 영감이 돼 주는 작품 중 하나다. 대담하면서도 탁월한 작품”이라고 치켜세웠다.

한국에 대한 디즈니의 관심은 행사 규모에서부터 드러났다. 국내서만 100여 개 매체를 초청했고 김수현, 주지훈, 김혜수, 박보영 등 디즈니 드라마에 참여한 정상급 배우도 다수 초대했다. 20, 21일 이틀 동안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앞 컨벤션센터에선 언론 간담회뿐 아니라 ‘스타의 밤’처럼 일반 팬들을 위한 행사도 대규모로 마련했다.

디즈니는 ‘무빙’, ‘킬러들의 쇼핑몰’ 등 한국 콘텐츠를 소개하는 포토존도 별도로 만들었다.

지난해 8월 공개된 ‘무빙’의 각본을 쓴 강풀 작가의 신작 ‘조명가게’는 적극적인 홍보 포인트 중 하나였다. 이달 27일 개봉하는 영화 ‘모아나2’ 등 주요 신작 옆에 ‘조명가게’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주지훈의 얼굴이 담긴 간판을 세웠다. 이 외에도 ‘트리거’(액션), ‘파인’(범죄), ‘하이퍼나이프’(메디컬), ‘나인 퍼즐’(스릴러)처럼 다채로운 한국 작품을 소개했다.

일본 콘텐츠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20일 강 사장이 디즈니 산하 케이블 채널 FX가 제작한 드라마 ‘쇼군’에 대해 “큰 히트를 기록했다”고 강조하자 일본 취재진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가 쏟아지기도 했다. ‘쇼군’은 올 9월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 상인 에미상에서 단일 작품으로 역대 최다인 18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 디즈니가 투자했지만 출연진과 대사가 일본인·일본어라는 점에서 일본 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선 글로벌 자본이 일본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의 한 영화 제작사 대표는 “2021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이후 한국 콘텐츠 투자가 높아졌듯 ‘쇼군’ 이후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일본 투자를 늘려 가고 있다”며 “제작비가 치솟고 신선도가 떨어진 한국 콘텐츠 업계도 경각심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싱가포르=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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