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에서 한화 이글스로 나란히 팀을 옮긴 심우준(왼쪽)과 엄상백. 심우준은 수비와 빠른 발로 한화의 약점을 메울 것으로 기대된다. 엄상백은 선발진의 한 축을 맡는다. [사진 한화이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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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 위즈의 주축 선수였던 내야수 심우준(29)과 투수 엄상백(28)이 내년에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다. 다만 유니폼에 새기는 구단 이름이 달라졌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둘은 나란히 새 소속 팀으로 한화 이글스를 선택했다. 심우준이 4년 최대 50억원(보장금액 42억원, 옵션 8억원), 엄상백이 4년 최대 78억원(보장 66억5000만원, 옵션 11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FA는 야구 선수의 인생에서 가장 큰 기회이자 숙제다. 성공적으로 그 과제를 마친 심우준은 “그냥 내가 어떤 선수인지 한 번쯤은 외부의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내 생각보다 더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기분 좋고 감사했다”며 “열심히만 해서는 안 될 것 같고, 정말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엄상백은 “다들 ‘대박’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정작 계약을 마치고 나니까 이상하게 담담해졌다”며 “기쁜 마음도 있지만, 좋은 대우를 받은 만큼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둘은 현재 한화의 마무리 캠프가 한창인 일본 미야자키에 머물고 있다. 이달까지는 KT 선수 신분이라 함께 훈련은 할 수 없지만, 한화의 코치진과 동료를 미리 만나 친분을 쌓고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한 식구가 됐으니 빨리 서로 익숙해지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이들을 미야자키로 불렀다. 심우준과 엄상백은 입을 모아 “내년 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처음 만나는 것보다 이렇게 먼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돼 좋다. 코치님들,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한화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다”고 했다.
심우준(左), 엄상백(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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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도루왕 출신인 심우준은 한화의 약점으로 꼽히던 수비와 빠른 발을 보완할 수 있는 선수다. 뛰는 야구를 좋아하는 김경문 감독은 심우준의 영입을 반기면서 “수비와 주루플레이 만으로도 10승 투수 못지않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타격도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우준은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힘이 났다. 처음 인사드렸을 때 ‘빠른 발을 살릴 수 있는 간결한 타격 폼을 만드는 게 어떻겠냐’는 말씀을 하셨다”며 “결과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의지가 생긴다. 수비와 발은 자신 있으니 타격을 더 보완하면 한화 팬분들도 인정해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엄상백은 내년 시즌 류현진과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이끄는 한화 선발진에서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처음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한 그는 시즌 초반까지는 고전했다. 4월까지 1승 6패, 평균자책점 6.23을 기록했다. 그는 “시즌 초반 부진해 FA 신청을 못하게 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5월 이후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았고, 데뷔 후 가장 많은 13승(10패)을 거두면서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는 그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깨달음을 한화에서도 자양분으로 삼을 생각이다.
엄상백은 “욕심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야구가 더 잘 됐고, 운도 따라줬다”며 “겨울에 몸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도 꼭 풀타임 선발투수로 뛰고 싶다”고 했다.
한편 KT는 심우준과 엄상백의 보상 선수로 각각 투수 한승주(23)와 외야수 장진혁(31)을 선택했다. 투수 장현식을 LG 트윈스로 보낸 KIA 타이거즈는 투수 강효종(22)을 뽑았다.
두산 베어스는 KT와 계약한 내야수 허경민의 보상 선수로 투수 김영현(21)을 지명했다. 이들 중 한승주·강효종·김영현은 모두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앞두고 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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