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발해인프라 펀드가 투자한 대구-부산간 고속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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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에서 얼어붙은 부동산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연 7~8%대의 배당수익률 제시에도 청약 상품에서 연달아 대거 미달이 발생하는 등 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진다. 대규모 유상증자와 고금리, 투자자산의 손실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데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상품에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KB발해인프라)가 지난 18~19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0.27대1의 경쟁률로 미달이 발생했다. 당초 KB자산운용은 공모를 통해 구주 포함 16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일반청약에서 모인 자금은 약 400억원에 그쳤다. 남은 공모 물량은 KB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주관사단이 인수할 예정이다.
KB발해인프라는 도로, 터널,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SOC)에 투자하는 인프라펀드다. 현재 보유 자산은 △대구-부산간고속도로 △남양주 수석-호평간도로 △서울 용마터널 △부산 산성터널 △수원북부외곽순환도로 등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펀드 설정 이후 누적 배당수익률은 연 6.99%다. 향후 3년 간 배당수익률은 연 7.74% 수준으로 제시했다.
인프라펀드는 투자한 사회기반시설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주요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만큼 자본을 조달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배당 재원을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KB발해인프라 역시 조달한 자금을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인수를 위해 차입한 자금의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일부 자금은 신규자산 투자에 활용한다.
김형윤 KB자산운용 대체투자부문장은 "국내 최초 토종 인프라 펀드 상장이다 보니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익숙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발해인프라는 일반 주식 대비 변동성이 적고 공모가 기준 7.7%내외의 안정적인 배당이 기대되는 만큼 상장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매력적인 배당수익률에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로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 부동산 관련 상품들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자산가격 하락과 함께 금리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배당금도 감소했다. 지난 2~3년 간 이어진 주가 하락으로 소외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최근 다시 금리 인하기에 들어섰지만 부동산 투자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해외부동산 펀드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된 가운데 리츠들의 연이은 유상증자는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했다.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한화리츠에서도 미달이 발생했다. 한화리츠는 서울 중구 장교동의 한화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4700억원의 자금 조달을 추진했는데 지난 11~12일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에서는 청약률 77.62%로 미달이 발생했다. 남은 물량을 대상으로 지난 14~15일 일반청약을 실시했지만 청약률은 11.6%에 그쳤다. 최종 잔여주식은 한국투자증권 등 주관사단이 인수했다.
한화리츠 역시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유상증자였으나 시장에서는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인한 주식가치 희석을 더 우려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유상증자 이후에도 연 270원(배당수익률 약 7.4%)의 배당금을 유지할 것"이라며 "현 주가는 저평가 상태로 향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등 당분간 부동산 투자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에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츠가 공모를 통해 자금조달을 할 때에는 명확하게 자산 성장이라는 목표 하에 이뤄져야 한다"며 "신규로 자산을 편입한다면 이것이 주주의 입장에서 왜 이득인지, 성장에 얼만큼 기여할 것인지가 핵심이며 이후 운용 전략과 이익 극대화를 위한 운용사의 전략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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