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시위에 나선 현대트랜시스 노조원들 [사진=현대트랜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파업을 종료하고 지난주부터 정상 출근에 나섰지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자택 인근 주택가에서 장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은 정 회장이 인근에 산다는 이유로 평범한 일상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한달 이상 지속한 파업을 종료하고 지난 11일부터 정상 출근에 나섰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이튿날인 12일에 이어 18일에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한 시위를 강행했다.
작년 영업이익의 2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장외 집회·시위는 지난달 26일을 시작으로 이번이 벌써 여덟 번째다.
업계는 노조가 회사측과의 교섭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하기 위해 주택가 시위 재개에 나선 것으로 본다.
현대트랜시스는 노조측이 파업중단을 결정하자 지난 11일 생산차질 회복과 회사 정상화를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경영진 등 전임원들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키로 하는 등 노조에 위기 극복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협력사 800곳도 폐업·도산을 우려하며 파업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노조가 회사·협력사의 위기 상황과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주택가에서 시위를 이어가자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헌법상 권리라며 막무가내로 진행되는 민폐 집회·시위 때문에 똑같이 헌법에 보장된 다른 사람의 권리가 침해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서다.
집회·결사의 자유(헌법 21조)를 앞세워 무분별하게 열리는 집회·시위가 쾌적한 생활환경을 누릴 권리가 있는 시민들의 환경권(헌법 35조)을 공공연하게 침해하고 있어서다.
또 헌법 21조 1항과 22조 1항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지만 동시에 21조 4항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은 권리와 그에 따른 책무를 동시에 부과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타인의 생활환경을 위협하거나 정당한 이유없이 기업을 위기로 몰아가는 자유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한편, 노조는 지난 6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면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정기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총액은 약 24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전체 영업이익 1169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노조 주장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전액을 성과급으로 내놓는 것은 물론, 영업이익에 맞먹는 금액을 금융권에서 빌려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가 빚을 내서 성과급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다.
성과금은 영업실적을 기반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영업이익을 2배 이상 초과하는 성과금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