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맞춤형 만화 정렬 화면. 공포물을 즐겨 본 이용자 이력에 맞춰 비슷한 장르의 작품을 보여준다. 네이버웹툰 앱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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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웹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사실상 성장이 멈춘 가운데 네이버웹툰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만화 추천 서비스로 진성 고객의 지갑을 더 여는 전략을 펴고 있다. 여기에 웹툰 캐릭터와 대화하기 등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유료 AI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수익성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17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지난 7~9월 네이버웹툰의 국내 유료 이용자당 월평균 결제액(ARPPU)은 8.25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7.58달러) 대비 8.8% 늘었다. 같은 기간 월간 유료 이용자 수(MPU)는 420만명에서 390만명으로 7.1%, 전체 유료 콘텐츠 매출은 5.5%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개별 이용자 결제액을 늘리는 전략으로 매출 감소분을 어느 정도 상쇄한 셈이다.
유료 이용자가 웹툰에 돈을 더 쓴 것은 지난 6월 네이버웹툰이 도입한 AI 만화 추천 서비스 '알아서 딱!'의 효과 덕택으로 분석된다. '알아서 딱!'은 이용자가 기존에 감상한 이력을 바탕으로 좋아할 만한 작품 순서에 맞춰 만화를 정렬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매주 보는 만화는 상단에 올리고 사용자 취향에 맞는 새로운 만화는 사용자가 꾸준히 보는 작품 사이에 적당한 비율로 배치하는 게 특징이다.
현재 네이버웹툰에서 정식 연재되고 있는 작품은 무려 699개에 달한다. 기본적으로 인기순, 업데이트순으로 웹툰을 배열해 보여주는데 워낙 숫자가 많다 보니 이용자들은 대부분 새로운 웹툰을 찾아보기보다 기존에 자신이 보던 작품만 보는 고착화 현상이 이어져왔다. '알아서 딱!' 서비스를 도입한 후 이 같은 현상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는 게 네이버웹툰 측 설명이다. 실제 올해 3분기 한국 이용자의 1인당 주간 열람 작품 수는 전년 동기보다 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원래 보던 작품만 이어서 보던 이용자들이 이제는 AI가 추천한 새로운 작품도 함께 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3분기 일본에서 역대 최다 MPU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역대 최대 매출을 거둔 것도 한국과 같은 AI 추천 서비스를 도입한 영향이 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6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가 적용된 웹툰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부분 유료 서비스 '캐릭터챗'을, 7월부터는 사진을 올리면 작가 그림체로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웹툰 캐리커처'를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캐릭터챗은 서비스 후 접속자 수가 135만명을 돌파했고 이용자와 AI가 주고받은 메시지가 2500만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몰이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는 것은 사실상 역성장에 빠진 한국 웹툰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만화·웹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웹툰을 본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2년 69.0%에서 2023년 62.8%로 6.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웹툰에 쓰는 금액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는 '5000~1만원 미만' 결제자 비중이 25.3%로 가장 높았지만, 2023년엔 '1000~3000원 미만' 결제자 비중이 23%로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AI로 웹툰을 숏폼 형태의 영상으로 만드는 등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를 만드는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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