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해외서 귀국하면서 주장
여권 “2명 중 1명은 공천받아”
이 의원은 이날 해외 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공천 시기 (나와) 활발하게 소통한 기록을 다 확인해봤다”며 “어느 도당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읍소하자 대통령이 나한테 특정 시장을 공천해달라고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서울 어떤 구청장 공천에 대해선 (대통령이)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이 없으니 (다른 사람을) 주는 것이 좋지 않으냐 말한 적도 있다”고도 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특정 시장’은 경북 포항시장, ‘서울 어떤 구청장’은 강서구청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의원이 윤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요청받았다고 주장하는 2명 중 1명은 공천이 된 걸로 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명태균씨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의원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기자들 물음에 “최근 검찰에서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대통령의 공천 개입 여부와는 크게 관계없는 일들을 자꾸 언론에 나오게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라며 “검찰에서 조사를 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가서 이미 나와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들을 얘기해줄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본지 통화에선 “윤 대통령 측이 2022년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 선거에 김은혜 의원을 후보로 내보내기 위해서도 여러 무리한 일을 벌였다”고 했다. 당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김 의원이 공천됐다. 또 공석이 된 경기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안철수 의원이 공천됐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내게 안 의원에게 분당갑 보궐선거 공천을 주라고 말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창원지검은 2022년 6·1 경남 창원 의창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5월9일) 이 의원이 명태균씨에게 ‘윤석열 당선인이 김영선 (전 의원은) 경선해야 한다더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대화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명씨가 자기가 대통령에게 이야기해서 김 전 의원이 공천받는 것처럼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 기류를 전달해준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한 2021년 6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을 때 명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도 당원으로서 일정 부분 의견을 낼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선거 전략 차원에서 의견 개진이 있었던 것을 공천 개입으로 몰아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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