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초기, 외교 정책 '승리' 선물"
이, 표면상 "휴전 없다"… 레바논 공격 확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20년 1월 미국 수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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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취임 선물'로 레바논 휴전 협정을 계획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휴전을 통해 트럼프 당선자에게 중동 외교 성과를 안겨 주겠다는 의도다.
"이스라엘, 레바논 협정 진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네타냐후의 측근인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이 이번 주 미국 플로리다주(州) 팜비치 마러라고를 방문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자와 그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의 휴전 협정 진전을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트럼프에게 취임 초기 '외교 정책 성과'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중동 특사를 지낸 프랭크 로웬스타인은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호감을 사는 데에만 전념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때는 임시 합의만을 하고, 최종 휴전 합의의 공은 트럼프가 챙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구상에는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북쪽으로 헤즈볼라 철수 △미국·영국의 감독하에 60일간 레바논군의 국경지대 활동 통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 결렬 시 레바논 내 지상 작전을 강화할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국방 "전쟁 목표 포함 않는 합의 허용 안 해"
14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에서 이스라엘군 폭격을 맞아 무너진 건물 잔해 주변을 주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베이루트=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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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연일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네타냐후와의 전화 통화에서 "(가자지구 전쟁에서) 해야 할 일을 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도 지난 10일 영상 성명에서 최근 트럼프와 세 차례 통화했다며 "두 사람은 특히 평화 증진에 있어 이스라엘의 미래에 큰 기회가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WP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1년,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한 지 6주 만에 나온 놀라운 발언"이라고 짚었다.
다만 가시적인 휴전 논의 움직임은 없다. 오히려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군사 작전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과 함께 북부사령부를 방문해 "레바논에서 휴전하지 않을 것이며, 전쟁 목표 달성을 포함하지 않은 어떤 합의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헤즈볼라의 밀수 경로"라며 시리아 서부와 접한 레바논 도시 쿠사이르를 폭격했다.
'이란 공격계획 유출' CIA 요원 체포
한편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 계획이 담긴 미국 정부 기밀 보고서를 유출한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아시프 라만이 전날 캄보디아에서 체포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 등이 전했다. 지난달 친이란 텔레그램 채널 '미들이스트스펙테이터'에 이스라엘군이 장거리 목표물 타격 훈련을 했다는 정보 등이 포함된 미 국방부 국가지리정보국(NGIA)의 문건이 유포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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