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8일 서울 시내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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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오는 14일 ‘침묵집회’에 나선다. 서울시가 발표한 버스 준공영제 개편안이 버스업계의 대규모 인력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조는 12일 “서울시가 버스 준공영제 개편을 철회하도록 14일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부근에서 강력한 투쟁을 선포하는 집회를 한다”며 “당일 수능시험이 시행되는 점을 고려해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는 종전 집회와 달리 침묵 집회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서울시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버스 준공영제 개편안에 대해 “서울시는 전체 버스노선을 2026년까지 전면 개편해 버스 대수의 감축을 예고했다”며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은 자발적으로 비용 절감을 하라고 지시했다. 수익이 나지 않는 버스 노선 및 버스회사는 폐선 또는 폐업으로 이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시는 현재 시내버스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뺀 운송수지 적자분을 ‘사후 정산 방식’으로 버스회사에 지원하고 했다. 개편안은 총수입과 총비용을 미리 정한 뒤 차액만 지급하는 ‘사전 확정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인건비와 연료비도 지금의 실비 정산 방식 대신 상한선을 정해 보전하는 표준단가 정산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연간 약 50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서울시가 500억원의 구체적인 근거나 산식은 전혀 제시하지 않아 현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다수의 버스 회사는 ‘결국 아낄 수 있는 금액은 인건비’라며 준공영제가 바뀌면 인력을 대규모로 감축하고 노동자 징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극한의 노사갈등과 대규모 노선 감축, 고령 운전자의 증가로 인한 피해는 결국 모두 서울시민만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노조는 “서울시가 준공영제 개선을 발표할 때까지 현장에 있는 노동조합과 버스회사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았고 앞으로도 듣지 않겠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며 “준공영제 개편은 버스노조, 일선 버스회사 관계자들의 참여가 보장된 기구에서 숙고하여 논의하며 장단점을 파악한 후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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