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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충성파 맘대로 쓰겠다?...“연방 고위직, 상원 인준 없이 임명해야”

조선일보 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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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충성파 맘대로 쓰겠다?...“연방 고위직, 상원 인준 없이 임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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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상황 위한 ‘휴회 중 임명’ 조항
“공화당 상원 대표 원하면 수용하라”
상원 대표 노리는 의원들, 모두 수용 의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자신이 지명하는 연방정부의 고위직 관료와 판사들이 미 헌법 2조에 규정된 ‘휴회 중 임명(Recess Appoints)’이라는 예외 조항을 적용 받아 상원의 인준 절차 없이 임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X에 “미 연방 상원의 탐나는 직책인 다수당 대표가 되고 싶은 공화당 상원의원은 ‘휴회 중 임명(Recess Appointments)’ 조항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이 조항 없이는, 우리가 필요한 사람을 제때에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 공화당은 상원에서 소수당(48석)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전체 100석 중 53석 이상을 확보해 내년 1월에 시작하는 119대 회기에선 다수당이 된다.

트럼프는 “어떨 때는 인준 투표까지 2년이 걸린다. 그게 4년 전에 그들[민주당]이 한 짓이다. 그런 일이 또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 당장 자리를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 조항으로 임명되면, 최대 2년 상원 인준 불필요

미 헌법 제2조 2항 3절의 ‘휴회 임명 조항’은 상원이 휴회 중일 때 대통령에게 상원 인준 없이 임시로 연방정부의 고위직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급박한 상황에서 연방 정부의 기능을 지속하기 위해 마련된 이 조항에 따라 임명된 고위 공직자는 연방 의회의 다음 회기 소집 전까지, 이론적으로 앞으로 최대 2년간 상원 인준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상원의 ‘휴회 중 임명’ 조항이 적용되려면 먼저 연방 상ㆍ하원이 모두 휴회에 동의해야 하는데, 현재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52석)은 ‘휴회’를 막을 수 있다.


◇키신저 국무장관 인준 받기까지 5개월 걸려

미 연방정부의 장관과 대사직의 경우, 상원 인준을 받기까지 보통 수 주에서 수 개월이 걸린다. 닉슨 행정부때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은 베트남 전쟁에서의 역할과 관련해 논쟁이 이어져 인준까지 약 5개월인 146일이 걸렸다. 또 바이든 행정부 때 신디 매케인(매케인 전 공화 상원의원의 아내) 유엔식량농업기구 대사는 상원 인준을 받기까지 1년 넘게 기다렸다.

따라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공화) 이래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미 연방 고위직에 대해 상원 인준을 우회하는 ‘꼼수’인 이 ‘휴회 중 임명’을 이용하려고 했다.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미 의회가 형식상 3일에 한 번씩 열리며 휴회가 아니었는데도, 이 조항을 악용해 국가노동관계위 위원장과 소비자 금융보호국장을 임명했다. 결국 연방대법원은 “상원이 10일 이상 휴회이어야 기술적으로 휴회”라고 판결해서, 오바마의 이 헌법상 예외조항 적용을 막았다.

도널드 트럼프도 대통령 재임 중에 법무장관 제프 세션스를 교체하려고 이 조항을 적용하려고 했고 당시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도 이를 강행하려 했지만, 소수당인 상원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로 이를 막았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10일 또 다시 내년에 상원을 장악하는 공화당의 상원 대표가 되려면 자신이 지명하는 장관ㆍ연방판사들에 대해 ‘신속한(fast track)’ 임명 절차를 지지해야 한다고 하자, 차기 공화당 상원 대표를 꿈꾸는 인물들이 모두 일제히 공감 의사를 밝혔다.


릭 스콧 상원의원(플로리다)은 곧 “100% 동의한다. 당신[트럼프]의 임명이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뭐든지 하겠다”고 소셜미디어 X에 썼다. 그러자 강력한 트럼프 지지자인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는 X에 “릭 스콧을 상원 다수당 대표로!”라고 화답했다. 스콧 상원의원은 폭스 뉴스에 “트럼프 의제가 수행될 수 있도록, 상원이 운영되는 방식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동료들과 얘기해 보면, 모두가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화당 상원 대표 경합자인 존 툰 의원(사우스 다코타)도 “분명한 것은 우리가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움직여서, 대통령의 내각과 다른 임명자들이 최대한 빠르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휴회 중 임명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또 존 코닌(텍사스) 의원도 “상원의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내각 임명을 막는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헌법은 명백하게 대통령에게 ‘휴회 중 임명’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소셜미디어에 썼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이 잔여 임기 중에 연방 판사를 임명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공화당이 지도부 경쟁을 하는 동안에, 민주당은 자신들의 판사들을 박아 넣으려 한다. 어떤 판사도 이 기간 중에는 인준돼서는 안 된다.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썼다.

그러나 선거에 진 현직 대통령이나 상원 다수당이 다음 회기가 시작하기 전인 레임 덕(lame duck) 기간 중에 자신들이 선호하는 연방 판사를 서둘러 인준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 1기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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