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매수 목적인 것처럼 매물 본 뒤 연락두절
중개소 “힘들다”…청년들 “어차피 잠재고객”
중개소 “힘들다”…청년들 “어차피 잠재고객”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임장 스터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는 당장 매수 의향이 없음에도 공부 목적으로 부동산 중개소를 방문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임장크루’ 때문에 중개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임장크루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가 공유되고 있다.
이들은 공인중개사를 속이기 위해 이사 시기와 예산 등을 시나리오처럼 만들기도 하고, 신혼부부인 척을 하거나 여럿이 공동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거주나 실매수를 원하는 듯이 중개소에 전화를 걸어 정보를 묻는 ‘전화 임장’부터 여럿이 모여 실제로 수도권 곳곳을 다녀보는 ‘단체 임장’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직접 발품을 팔러 다니는 임장크루들은 강남이나 마포, 용산 등 부동산 인기 지역의 단지를 겨냥해 각자 조를 짜서 부동산 중개소에 방문한다.
주요 매물을 살펴본 뒤에는 인근 카페 혹은 맛집에서 느낀 점을 공유하며 입지와 주거 환경, 투자 가치 등을 세부적으로 분석한다.
현장 공인중개사들은 골치가 아프다는 입장이다. 기껏 좋은 매물을 골라 보여줬는데 실수요자가 아니었다면 시간과 체력만 소모한 셈이라서다.
서울 강남구에서 16년째 부동산중개소를 운영하는 A씨는 “20대 대학생 같은데 서로 부부라면서 집을 보러 온다. 처음 몇 번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임장크루였던 것”이라며 “부동산 중개 플랫폼(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오는 크루도 있다. 당장 매수할 것처럼 이것저것 물어본 뒤 그냥 사라진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중개소를 운영하는 B씨도 “얼마 전에는 7명이서 ‘친척끼리 공동투자를 할 것’이라며 우르르 몰려 오더라. 딱 봐도 부동산 스터디에서 나온 듯해 어이가 없어 내쫓았다”면서 “한두 번도 아니고 이젠 일일이 상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임장크루에 참여하는 2030세대는 자신들이 가까운 미래에 집을 매수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이기 때문에 이상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올 여름부터 부동산 스터디에 가입해 임장크루 활동을 하고 있다는 20대 C씨는 “젊은 층도 잠재 고객인데 대충 얘기해주고 거의 내쫓다시피 하는 중개소를 보면 허탈하다”면서 “열심히 발품을 팔아 미래 매물을 찾겠다는 노력이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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