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플랫폼 네이버도 ‘AI 검색’ 힘준다···지도·쇼핑에도 AI 이식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콘퍼런스 ‘단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검색을 비롯해 쇼핑, 콘텐츠, 지도 등 서비스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합한다. 자체 개발한 원천기술을 확장하는 동시에 쓸모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공략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24’를 열고 “앞으로 네이버가 보여드릴 방향성은 포용적인 AI 철학을 바탕으로 전 서비스에 AI를 녹여내는 것”이라며 “이것을 ‘온서비스 AI’로 부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온서비스 AI는 사용자에게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일상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을 이루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공개한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1년간 테스트한 결과 상용화 단계로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네이버는 통합검색에 AI와 개인화 추천 기술을 결합한 생성형 AI 검색 기능 ‘AI 브리핑’을 내년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흩어진 정보를 종합해 검색 결과를 요약하고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연계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오픈AI가 최근 선보인 서치GPT 같은 대화형 검색 서비스는 아니다.

최재호 발견·탐색 프로덕트 부문장은 “지난해 출시한 (PC버전 대화형 AI 검색 시험서비스) ‘큐’를 통해 사용자들이 검색 결과를 요약하고 다양한 콘텐츠가 연계된 답변에 만족해한다는 인사이트(통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검색한다는 것이 효용성이 있다는 점이 내부적으로 발견되진 않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흑백요리사 식당 후기’ ‘19개월 아기 잠만 자요’라고 검색하면 요약 결과뿐만 아니라 기존 검색 결과처럼 출처를 풍부히 제공해 사용자의 탐색을 돕는다. 블로그, 카페, 숏폼 서비스 클립 등 네이버의 강점인 ‘콘텐츠’ 추천 기능을 고도화해 시너지를 노린다. 창작자들에겐 쉽고 다채롭게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도록 AI 편집 도구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수연 대표는 “정답만을 제공해 출처로의 연결을 제한하는 방식보다는 다양한 출처를 한 화면에서 제공하는 특징을 갖는 네이버의 통합검색 속에 AI 기술을 녹임으로써 더 많은 콘텐츠들이 트래픽을 받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도 서비스인 네이버지도는 3차원 기능을 강화한 ‘거리뷰 3D’ 서비스로 진화한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실제 거리 모습만 보여주는 것을 넘어 거리뷰 위에 실제 업장 정보를 표시해 보다 생생한 경험을 제공한다.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실내지도, 가상현실(VR) 실내투어도 준비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앱)과는 별도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모바일앱을 출시한다. AI 브리핑과 AI 쇼핑 에이전트 기능을 구현해 사용자들이 상품을 찾는 수고를 덜어준다. 쇼핑에 참고할 만한 블로그, 카페, 동영상 연관 콘텐츠도 추천해준다. 광고 플랫폼도 AI 기술로 자동화 수준을 높여 광고 효율을 끌어올린다.

네이버는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기술 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다. 최 대표는 “저희 경쟁자는 빅테크”라며 “AI 기술 중 사업에 꼭 필요한 기술은 내재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영향을 두고는 “광고, 커머스 등 국내 내수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정부가 AI에 대해 비규제적 방식, 빅테크 M&A에도 자유로운 방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반대되는 (국내) 규제 상황과 맞물릴 경우 어떻게 될지 면밀히 보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이날 네이버는 중소상공인과 창작자의 디지털 전환과 성장을 지원해온 ‘프로젝트 꽃’을 국내 AI 생태계 조성을 돕는 ‘임팩트 프로젝트’로 확대한다고도 밝혔다. 임팩트펀드를 조성해 6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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