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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RTS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만 가져왔다” 신개념 RTS ‘배틀 에이스’ 디렉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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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출신 개발자들이 설립한 스튜디오 ‘언캡드 게임즈’에서 새로운 RTS를 선보인다. 이름하야 <배틀 에이스>. 오는 11월 8일 2차 베타 테스트를 앞둔 <배틀 에이스>는 진입 장벽이 높다는 기존 RTS의 약점에서 벗어나 ‘빠르고 쉬운 RTS’를 목표로 개발 중인 게임이다.

‘스타크래프트2’ 멀티플레이 디렉터 출신이자 ‘언캡드 게임즈’ 수석 게임 디렉터인 ‘데이비드 킴’은 예전부터 “RTS의 반복적이고 지루한 부분을 없애고 가장 재미있는 부분에 집중한 게임이 있다면 최고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배틀 에이스>를 통해 자신의 발상을 현실에 내놓았다. 그는 RTS에서 가장 재미있는 순간이 ‘전투’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자원 채취 → 건물 건설 → 유닛 생산으로 이어지는 준비 과정을 생략하고 업그레이드, 정찰, 기지 확장 등 부가적인 요소도 과감히 없애버리거나 단순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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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 에이스>에서는 게임 시작과 동시에 전투가 벌어진다. 자원은 자동으로 모이고 상대 진영이 훤히 보이기에 정찰도 필요 없다. 더욱이 유닛 생산과 컨트롤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이기에 게임을 잘 모르거나 RTS를 처음 접해보는 플레이어라도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

비슷한 유형의 게임으로는 ‘클래시 로얄’을 들 수 있겠다. ①게임 시작 전에 사용할 덱을 미리 세팅하고 ②자원이 자동으로 모이며 ③유닛은 즉각적으로 생산되며 ④상대 진영의 주요 건물을 파괴하면 승리하는 구조 등 시스템적으로도 유사한 부분이 많다. 대신 생산되는 유닛의 수가 훨씬 많고, 유닛을 직접 컨트롤할 수 있으며, 유닛 타입별로 상성 관계가 존재하는 등의 요소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한, <배틀 에이스>에서는 시즌제 서비스를 통해 주기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전통적인 RTS와는 달리 시즌마다 새로운 유닛이 추가되고 밸런스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새로운 유닛이 추가되면 플레이어들도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이를 통해 특정 덱이나 유닛이 고착화되는 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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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차 베타 테스트에서는 4종의 신규 유닛이 추가된다. 특히 추가되는 유닛 중 2종류가 1티어 대형 유닛이다. <배틀 에이스>의 유닛 타입은 4종류로 나뉘며 소형 > 범위 > 대형 > 대대형 > 소형 구조의 상성을 가진다. 기존에는 1티어 유닛이 모두 소형이었기에 범위 유닛으로 쉽게 대처할 수 있었으나 이후로는 1티어 유닛도 상성을 고려해야 한다.

PvP를 즐기지 않는 유저를 위한 AI 협력 모드도 추가될 예정이다. AI 협력 모드에서는 플레이어 2명이 한 팀이 되어 AI와 대결하게 된다. 그 밖에도 배틀 패스, 퀘스트, 자동 매칭 등의 기능도 도입해 이번 테스트를 통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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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틀 에이스>는 운영 부분이 간소화된 만큼 컨트롤이 더 강조될 것 같은데 진입 장벽이 오히려 높아지지 않을까?

유저 중에서는 유닛 컨트롤에 자신 있는 사람도 있을 테고, 유닛 컨트롤은 싫지만 전략에 자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덱빌딩 시스템을 채택한 이유는 이런 다양한 유저들이 자신이 추구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다.

이 부분은 정말 많이 테스트해 왔다. 우리 개발팀에는 RTS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개발자도 있는데, 지난 베타 테스트에서 상위 랭커로 이름을 올렸다. 이렇듯 초보 유저들도 정말 간단히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다.

Q. 현재 RTS는 과거와는 달리 상당히 마니악한 게임이 되어버렸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특정 게임이 재미있었으니 비슷하게 따라가자는 마인드가 아니라, 그 장르의 중심이 되는 뼈대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스스톤’을 예로 들면 게임 자체는 기존 TCG의 룰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다만, 유저들이 지루하게 여기던 부분을 덜어내고 재미 요소를 극대화했다. 결과적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으면서 기존 TCG 팬들도 좋아해 주는 그런 게임이 만들어졌다.

<배틀에이스>도 마찬가지다. RTS가 마니악한 장르가 된 이유는 배워야 할 게 너무 많고 연습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스스톤처럼 덜어낼 건 덜어내고 재미 요소를 극대화해서 라이트 유저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

Q. 예전에 ‘메타에 따라 덱을 만드는 것도 실력이고 전략이다’라고 말했는데 하스스톤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 어떤 의도로 한 발언인가?

‘스타크래프트’를 예로 들면 특정 타이밍에 특정 유닛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식 같은 게 만들어지지 않았나? 전략보다는 이 공식을 얼마나 더 충실히 재현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게임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물론 이런 부분도 RTS의 재미이긴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전략적인 요소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배틀 에이스>에서는 시즌마다 게임 메타가 바뀔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 신규 유닛이나 밸런스 체인지가 그 일환이다. 피지컬이 좋은 유저만 랭커가 되는 게 아니라 손이 느리더라도 전략을 잘 짜는 유저도 랭커가 될 수 있어야 진짜 재미있는 RTS라고 생각한다.

‘스타크래프트’는 피지컬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반대로 ‘하스스톤’은 경우에는 랜덤 요소가 강하다. 그 중간 지점이 RTS가 가장 재미있는 위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배틀 에이스>는 그 중간 지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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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 테스트에서 유저들은 1:1과 2:2 중 어떤 모드를 더 선호했는가?

플레이 데이터를 살펴봤을 때는 1:1이 더 많았지만, RTS 선수 출신이나 스트리머로 활동하는 유저들은 2:2가 더 재미있다는 반응이었다. 어차피 최종적으로는 양쪽 모두 완벽하게 만들어서 다양한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게임 밸런스도 1:1과 2:2를 다르게 튜닝한다. 신규 유닛이 추가됐을 때도 1:1과 2:2에서 각각 다른 밸런스를 보여줄 것이다. 기존 RTS는 1:1이 메인이고 나머지 팀 게임은 곁다리 같은 인상이다. 하지만, <배틀 에이스>는 1:1과 2:2 중 유저들이 좋아하는 모드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서포트해 나갈 계획이다.

Q. 시즌마다 새로운 유닛이 추가되면 나중에는 그 수가 너무 많아지지 않을까?

슈퍼셀 쪽 디자이너들과 많이 의논한 부분이기도 하다. 슈페설이나 블리자드 같은 대형 게임사는 게임을 출시할 때 5년, 10년 이후에 생길 문제점까지 예측하고 대책을 준비한다.

하지만 우리 같은 소규모 신생 게임사 입장에서는 그렇게 먼 미래의 문제까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사치다. 게임 개발과 디자인적 입장에서 보자면 고쳐야 할 부분이 많을 수록 게임 개발이 어려워진다. 그러니 현시점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을 고민하는 것 보다는 현재의 문제에 포커스를 맞춰서 대응하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본다.

Q. 지난 테스트에서는 초반에 상대의 멀티 확장을 방해하는 데 성공하면 자원 차이가 급격히 벌어져서 승패가 굳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상대의 멀티 상황까지 다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건 의도한 사항인가?

아까 ‘스타크래프트’와 ‘하스스톤’의 중간 지점을 노리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최초 개발 시에는 상대 진영이 가려져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랜덤 요소가 너무 강해졌다. 이를 조금씩 조율하다 보니 현 상황까지 왔다.

확실히 지난 테스트에서는 멀티에 실수해서 지는 케이스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게임 시작 전에 상대의 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지난 테스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전략이 킹크랩 러쉬로 상대 멀티를 빠르게 잡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상대의 덱을 미리 보고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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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보통 RTS에서는 유닛에게 건물 공격, 강제 이동 등의 명령을 입력하면 그 명령을 최우선으로 수행한다. 그런데 <배틀 에이스>는 건물 공격 지시를 내려도 공격받으면 곧바로 반격하던데 왜 이렇게 만든 건가?

해당 기능은 옵션에서 끌 수 있고, 옵션을 끄면 예전 RTS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그렇게 만든 데는 이유가 있다. RTS 경험이 없는 유저들을 상대로 오래 테스트를 해왔는데 그런 유저들이 가장 어려워하던 부분이 AI에 대한 이해였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런 유저들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만들어진 결과가 현재의 AI다. 숙련 유저 입장에서는 좀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게임 시작 전에 RTS 경험 여부를 확인해서 유저들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만들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유저들은 자신이 초보라도 게임은 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택지에 의미가 없더라. 오히려 이 질문 탓에 우리의 의도와는 반대되는 조작 방식을 고르는 문제가 생겨서 이후에는 제외했다. 앞으로의 테스트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해답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Q. 지난 베타 테스트의 글로벌 반응은 어땠는가?

테스터 중에는 기존 RTS 경험자는 물론이고 프로 선수나 캐스터 출신인 이들도 있었다. 아무래도 기존 RTS랑은 많이 다르다보니 이런 유저들은 우리 게임을 안 좋아할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게임을 너무 열심히 하길래 궁금해서 물어봤다.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재미있다더라. 그때 신규 유저 뿐만 아니라 기존 유저들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Q. <배틀 에이스>는 인류의 우주 진출 과정에서 벌어진 자원 경쟁이라는 배경을 갖고 있다. 다만, 게임 내에서는 이런 세계관이 잘 와닿지 않는데, 싱글 캠페인이나 미디어믹스 등 IP 강화를 위한 장기적인 플랜이 있는가?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에는 게임 출시 주기가 길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회사가 많아지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게임 출시 속도도 빨라졌다. 요즘 트랜드도 온갖 요소를 가득 채워서 한 방에 선보이기보다는 가장 재미있는 한 가지에 집중해서 빠르게 제공하는 방향인 것 같다. 특히 라이엇 게임즈가 이런 걸 잘하는 것 같다.

우리도 게임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게임을 가장 재미있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그 이후에는 플레이어들의 니즈를 살피면서 다음 스텝을 고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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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즌마다 새로운 유닛을 추가하고 밸런스를 조정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신규 맵이나 어픽스 등의 추가 요소도 포함되는 건가?

모든 가능성은 다 열려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되겠다. 다만, 맵 쪽은 그리 긍정적이진 않다. 여러모로 테스트를 해봤는데, 맵이 바뀌면 게임 내 유닛 밸런스가 너무 심하게 바뀌더라. 그래서 플레이 방식이 크게 바뀌는 신규 맵을 내놓는 건 어려울 듯하다.

어픽스 쪽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밖에도 기존 배틀에이스의 룰과는 살짝 다른 모드를 이벤트용으로 넣어볼까도 고민하고 있다. 시즌마다 다른 모드를 추가해서 유저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싶기도 하다.

요즘에는 ‘하스스톤’ 배틀그라운드 모드를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다. 본래 하스스톤보다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어서 우리도 이런 다양한 모드를 시도해 보고 싶다. 그 후에 플레이어들의 의견을 들어 보고 반응이 좋다면 정규 모드로 추가하는 방향까지 고민하고 있다.

Q.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 중 신전부수기라는 모드가 <배틀 에이스>와 비슷하다. 이 모드는 아직도 여러 유저가 즐기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배틀 에이스>가 얼마나 흥행할 수 있을까?

일단 ‘클래시 로얄’이 현재 이 분야에서는 최고봉이라 생각한다. 다만, 우리 게임에서는 유닛을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고 준비한 덱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이건 개인적인 의견인데 어지간한 장르에서는 기존 인기 게임과 비슷하게 내놓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스타크래프트 2’도 1탄만큼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포트나이트’도 북미나 유럽 쪽에서는 최고의 게임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배틀그라운드’가 먼저 자리 잡은 한국 시장에서는 실패했지 않았나?

성공과 실패에 대해서는 섣불리 확답하기 어렵다. 그래도 실패할 확률은 낮지 않을까 예상한다. <배틀 에이스>가 기존 RTS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오히려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Q. 마지막으로 <배틀 에이스>를 기다리는 한국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고 PC방에서도 정말 많이 즐겼다. <배틀 에이스>는 그런 정통 RTS와는 다르지만, 정말 열심히 만들었고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유저분들도 열린 마음으로 경험해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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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기자(ssy@smartn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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