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 '에이닷'의 해외 버전 '에스터' 낸 SKT...실리콘밸리 협력사들과 함께 만들었다

'SK AI 서밋' 2일 차에 공개
모호·복잡한 요청도 의도 파악해 풀어내는 AI 서비스

'에스터' 로고.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SK그룹의 인공지능(AI) 기술 행사 'SK AI 서밋 2024'에서 해외 시장을 겨냥한 AI 비서 '에스터'를 처음 공개했다. 기존에 국내 서비스하던 '에이닷'을 발전시켜 해외 AI 서비스 시장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정석근 SKT 글로벌·AI테크사업부장 부사장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SK AI 서밋 2일 차 행사 중 통신사 AI 세션에 참석해 에스터를 공개했다. SK텔레콤의 실리콘밸리 계열사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에서 실리콘밸리 협력사들과 함께 개발해 온 AI 개인비서 서비스다. 정 부사장은 "기존 AI 서비스에서 사용자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AI 개인비서' 영역의 기회가 왔다"고 밝혔다.

SKT는 '에스터'를 '사람들의 일상을 안내하는 동반자'로 소개했다. 이름은 중요한 일의 목록을 작성할 때 앞에 붙이는 별표(*·Asterisk)에서 따왔다. 사용자의 요청을 받으면 스스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를 지향한다. 여타 AI 서비스처럼 챗봇이 바탕을 이루고 있으며 사용자의 요청이 모호하거나 복잡하면 추가 대화로 사용자의 뜻을 확인한 뒤 '할 일 목록'을 작성하고 다른 서비스와 연계까지 해 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이번 주말 파티를 위한 저녁 준비를 도와달라"고 하면 "닭을 이용한 샐러드 요리와 칠면조 야채 볶음 중 무엇을 원하는지"를 되묻는다. 이후 레시피를 전달하고 준비물과 요리 순서 등 할 일 목록을 정리한 후 필요한 식품 구매 서비스까지 이어진다.

SKT는 올해 비공개 베타 테스트로 에스터를 다듬은 후 2025년 북미 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세계에 에스터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SKT 관계자는 "다양한 글로벌 검색 서비스,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 등과 손잡고 북미 사용자의 AI 경험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AI 개발, 단일 기업으론 어려워... '원 팀' 결집해야"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 국가 AI 전략 세션 패널 토의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염재호 태재대 총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오혜연 KAIST 전산학부 교수. SK텔레콤 제공

한편 이날 SK AI 서밋에선 '국가 AI 전략 세미나' 세션도 진행됐다. 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염재호 태재대 총장이 발제를 맡아 정부의 목적인 AI 3대 강국(G3)으로 발돋움하려면 기업·정부와 민간이 원 팀으로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총장은 "국가 AI 비전은 사회의 어느 한 축만의 역할로 실현하기 어렵고 민관과 산학연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를 위해 드는 비용이 단일 기업이나 국가가 대응할 수준을 넘었다"며 "AI 시대에는 경쟁하며 발전하기보다는 협동을 통해 하나의 그림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