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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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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새 통상수장 후보, 미 대선에 "'분열 시나리오'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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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 후보


차기 유럽연합(EU) 통상수장 후보가 4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이후 다시 촉발될 가능성이 있는 무역갈등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 후보는 미 대선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국제통상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서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개편된 EU-미국 무역기술위원회를 포함해 협력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동시에 분열을 일으키는 시나리오에 직면할 경우 우리의 이익을 위해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정하진 않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에 따른 무역분쟁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EU가 맞불을 놓는 등 임기 내내 갈등을 빚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EU와 미국은 철강 분쟁 해소를 위한 협상을 시작했지만, 이 역시 아직 매듭짓지 못했습니다.

셰프초비치 후보는 중국에 대해서는 한층 강경한 통상정책을 예고했습니다.

그는 중국을 "가장 도전적인 무역 파트너"라고 규정하며 EU-중국 간 교역 불균형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중국의 구조적 불균형과 과잉 생산을 초래하는 비시장적 정책과 같은 불공정한 관행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습니다.

EU와 중국 간 진행 중인 전기차 관세 타협안 협상과 관련해서는 협상팀이 현재 베이징에 가 있다면서 "(가격약정 합의가) 그것이 우리가 시행한 관세만큼 효과적이며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U는 지난달 30일부터 '불공정 보조금 혜택'을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중국 측 요청에 따라 관세를 내는 유럽 수출 시 판매 하한가를 설정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 중입니다.

슬로바키아 출신인 셰프초비치 후보는 현 집행부에서는 녹색산업 정책인 '그린딜'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그러나 연임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2기 행정부에서는 제3국과 통상협상 및 경제 안보 강화 업무를 맡게 됐습니다.

이날 시작된 유럽의회 인사청문회 절차는 5년간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함께 EU 정책을 이끌 26인의 집행위원(국무위원에 해당) 후보의 업무 적격성을 평가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오는 12일까지 후보별로 순차 진행됩니다.

청문회에서는 후보별로 총 180분의 발언 시간이 주어지며, 의회 각 위원회는 답변 내용을 토대로 24시간 이내에 후보 인준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수이긴 하나 낙마하는 후보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모든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새 집행부 출범 여부에 관한 승인 투표가 실시됩니다.

투표는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되며, 큰 변수가 없는 한 내달 '폰데어라이엔 2기'가 공식 출범할 전망입니다.

정다은 기자 d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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