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 한 수험생이 팻말을 들고 서 있다. 김가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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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부실의 책임을 학생에게 전가하지 말라.’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 수험생 ㄱ씨가 팻말을 들고 섰다. 2025학년도 수시 논술시험 관리·감독 문제가 불거진 연세대에 책임을 묻고 “공정한 입시를 요구한다”는 취지다. 그는 연세대 쪽이 문제유출 등 이번 사태를 학생의 ‘개인 부정행위’로 규정하고 경찰 수사를 의뢰한 것에 대해 “학생들만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어서 이를 알리고자 1인 시위에 나섰다”고 밝혔다.
문제 유출 논란이 불거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을 둘러싸고 소송전, 경찰 수사에 이어 수험생 1인 시위까지 이어지며 혼란이 지속하는 모양새다. 이날 1인 시위에 나선 ㄱ씨는 인문계열 논술시험에 응시해 해당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이번 ‘재시험 이행’ 청구 소송을 지원하며 “대학의 잘못이 크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한다.
특히 지난달 29일 논술시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학생과 학부모들이 낸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 심리에서 연세대 쪽이 줄곧 학생의 ‘개인 부정행위’인 점과 “(재시험을 칠 경우) 그로 인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결과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직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상당수 학생들이 연대 쪽에 재시험을 요구한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연세대 논술 재시험 반대’ 입장문도 등장했다. 글 작성자는 “대다수 수험장과 수험생은 정상적인 시험을 치렀다”며 한 시험장만의 문제이므로, ‘전면 재시험’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시험이 실시된다면 “이를 반대하는 수험생들과 연대해 ‘재시험 실시 금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할 것”이라고도 썼다. 연세대의 시험 관리 문제가 학생들 사이의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까지 나타난 셈이다.
한편 연세대 고발로 시험지 유출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경찰청 쪽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시험문제 관련) 게시글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디시인사이드를 지난달 28일 압수수색했고, 현재 압수물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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