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당대표 이준석 의원 "최고위 의결 문제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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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개입 정황을 짐작게 하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녹취록에서 윤 대통령이 언급한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공천을 보고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3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탄핵 사유로 볼 수 있냐는 질문에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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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김영선이 좀 해줘라"
이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시점은 윤 대통령의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 9일이다.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공천 리스트를)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에서 미리 공천 리스트를 받아봤다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다만 "그런데 당에서 말이 많네"라며 당이 김 전 의원 공천을 어려워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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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대통령 할아버지라도 깜짝 안 해"
이에 대해 당시 공관위 관계자들은 ‘공천 보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공관위 위원장이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일보에 "공관위원장을 하면서 (용산에) 자료나 서류를 들고 간 적은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은 “공천은 기본적으로 공천 원칙과 기준대로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할아버지가 얘기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명씨가) 하도 애걸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당시 공천관리 부위원장이던 한기호 의원도 "나는 당시 지방선거 공천을 담당해서 의원 보궐선거 쪽은 관여할 여지가 없었다"라며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심의한 후 결정하는 것이지 누가 개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당시 당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당대표는 공관위에서 올린 공천 목록을 최고위에 올려 의결하는데, 최고위 의결에는 문제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윤 대통령에게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하라는) 전화를 받은 것도 없고 (문제될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만약 문제가 있다면 공관위 차원에서 있었을 것이란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공관위 관계자들의 부인에도 윤 대통령이 공천 리스트를 ‘미리’ 받아본 과정이 확인되지 않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6·1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윤 대통령 발언이 있은 다음 날인 5월 10일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의창 보궐 선거 공천에 확정했다. 당시 공관위원을 맡았던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미리 받아본 게 사실이라면 논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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