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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100돌’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시리즈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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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시리즈 필진으로 참여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안교성(왼쪽) 관장과 손승호 사무국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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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무용론까지 나오는 상황이잖아요. 우리가 왜 여기에 있었고, 앞으로도 왜 계속 있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담으려 했어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NCCK·총무 김종생 목사)가 올해 창립 100돌을 맞아 펴낸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만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안교성(66) 관장과 손승호(44) 사무국장은 “교회라는 게 외딴곳에 모여 자기들끼리 예수를 믿고 구원받고 끝나는 공동체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함께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서”라고 소개했다.



집필 기획은 2019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러 차례 시도했다가 무산된 터라 창립 100돌을 앞둔 5년 전부터 서둘러 집필을 준비했다. 교회 안팎과 국내외 시각을 아우르자는 취지에서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지닌 젊은 학자 15명으로 집필진을 꾸렸다. 교회사, 선교학, 여성신학, 조직신학, 역사학, 사회학, 종교학, 지역학 등을 연구한 30~50대 초반 학자들이 참여했다. 집필진 가운데 한명인 손 사무국장은 “첫번째 작업이 기독교사회운동이 무엇인지 정의 내리는 일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듬해 다섯 차례 토론회를 거쳐 ‘한국 사회의 개발과 발전에 관계된 기독교인들의 사회적 참여와 시대 문제에 대한 응답’으로 기독교사회운동의 범위부터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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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시리즈 필진으로 참여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손승호 사무국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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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의 사회운동을 통사 형식으로 정리한 세권의 책은 개항기부터 1공화국(1876~1960)까지를 다룬 1권, 민주화·산업화기(1960~1987)를 다룬 2권, 민주화 이행기(1987년 이후)를 다룬 3권으로 구성됐다. 기독교사회운동이 일제강점기의 계몽, 개조, 교육 운동과 독재정권 시절의 도시산업선교, 도시빈민운동, 인권 민주화운동을 거쳐 평화와 통일, 생명운동으로 변모해온 역사를 연대기 형식으로 담았다. “그전엔 어려운 사람 돕는 게 주된 과제였는데, 박정희 정권 이후 약자를 돕기 위해 먼저 힘센 사람들과 싸우는 기독교가 되었다고 할까요.” 교회사 박사학위를 받은 손 사무국장은 “1960년대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면서 기독교사회운동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짚었다.



한국 교회의 공적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과오와 잘못도 숨김없이 다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손 사무국장은 “기독교인들이 지닌 정체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 책을 통해 사람들한테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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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시리즈 가운데 4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년사’를 집필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안교성 관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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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년사’(1924~2024)다. 이 책을 집필한 안 관장은 “그동안 한국 교회와 교회협의 공식적인 역사가 없었는데, 100년을 맞아 역사를 한번 정리해 미래를 내다보려 했다”고 말했다. 교회협은 엄혹했던 독재정권 시절에 빛을 발했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이 발생하자 인권위원회(현 NCCK 인권센터)를 조직해 고문 철폐와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에 나섰다. 같은 해 민청학련 구속자 석방을 촉구하는 기도회로 시작한 ‘목요기도회’는 유신독재에 맞선 저항운동의 구심점이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역사신학 은퇴 교수인 안 관장은 “교회협이 입주한 종로5가 기독교회관은 외국 선교사들도 상주해 군사독재 정권의 경찰도 함부로 들어오지 못했다”며 “세계교회협의회(WCC) 등 국제적인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장 어두운 곳,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 정의가 짓밟힌 곳을 찾아가던 한국 기독교의 행보가 이 방대한 자료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한홍구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지난 22일 열린 이 책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약자의 손을 잡아주며 불의에 맞섰던 교회협과 기독교의 사회운동이 대중들에게 교회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게 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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