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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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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가 건선 때문?"…우습게 봤다 큰병 만드는 피부 트러블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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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바로 알기

건선은 고혈압·당뇨병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팔꿈치나 두피, 무릎, 엉덩이 등 외부 마찰이 잦고 자극이 많은 부위에 주로 발생하지만 전신 피부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는 “목초액 등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민간요법에 의존하다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건선의 날(10월 29일)을 앞두고 발병 초기부터 지속적 치료가 중요한 건선에 대해 알아봤다.

중앙일보

출처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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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은 면역 시스템 불균형으로 염증이 지속해서 생긴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박영준 교수는 “일조량이 줄어들고 추위로 두꺼운 옷을 입으면 햇빛 자외선으로 인한 치료 효과가 줄고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피부 장벽이 망가져 피부 발진, 가려움증 같은 건선 증상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피부 염증으로 좁쌀 같은 발진이 붉게 돋고, 각질이 겹겹이 쌓여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고, 극심한 가려움증에 피가 날 때까지 긁는다. 더 진행하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병변이 넓어진다.



건선 염증으로 심혈관 질환, 관절 변형도 생겨



건선으로 인한 피부 병변의 양상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판상 건선은 은백색 비늘을 덮은 붉은 판 모양의 발진이 생긴다. 이외에도 편도선염·인후염 등 상기도 감염을 앓은 후 온몸에 물방울 모양의 작은 발진이 돋아나는 물방울 건선, 오한·고열 등 증상과 함께 누런 고름 물집(농포)이 잡히는 농포성 건선, 온몸에 붉은 발진이 과도하게 생기는 홍피성 건선 등이 있다. 무릎·팔꿈치 등 부위에 붉은 반점이 생기거나, 각질이 눈에 띄게 늘거나, 손톱 끝이 하얗게 부서지거나 손발톱이 벌어지면 건선을 의심해야 한다.

건선의 염증은 피부 증상뿐 아니라 다른 문제도 유발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한별 교수는 “여러 연구를 통해 건선이 전신성 염증 질환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건선은 눈에 보이는 피부 병변이 작더라도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한 배경이다. 건선을 오래 앓으면 전신 염증 반응으로 비만·고혈압·당뇨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 또 염증이 관절까지 침범하는 건선성 관절염으로 손가락·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이 붓고 뻣뻣해지다 관절이 틀어지면서 변형될 수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박은주(대한건선학회 홍보이사) 교수는 “건선은 동반 질환이 위험이 높은 전신 염증성 질환인 만큼 적극적 치료로 건선의 염증 반응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피부 스트레스로 심리 상태도 불안정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이나 팔다리 피부가 매끈하지 않아 자신감을 잃고, 수영장·도서관 등 공공장소를 가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악수·포옹 같은 신체 접촉 등으로는 건선이 전염되지 않는데도 건선으로 인한 차별적 시선을 감내해야 한다.



피부 증상 나아져도 치료 지속해야



전신으로 퍼진 중증 건선은 면역 체계에 작용하는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한다. 박영준 교수는 “중증 건선 치료에 여러 생물학적 제제가 보편적으로 쓰이면서 피부가 완전히 깨끗하고 증상이 전혀 없는 상태인 PASI100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건선은 피부 증상이 악화·호전을 반복하는 만성적 경과를 보인다. 이주흥 교수는 “혈압·혈당이 조절돼도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 것처럼 건선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PASI100을 달성해도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만성 염증성 질환인 만큼 주기적으로 진찰받아야 한다.

일상에서 건선 증상을 완화하려면 기억해야 할 수칙은 네 가지다. 첫째로 피부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 건선 발병 후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그 자리에 건선이 발생할 수 있다. 한별 교수는 “각질을 떼어내거나 때를 밀거나 긁는 등 피부에 상처를 주는 행위는 건선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수술이나 침·뜸 등 피부에 자극을 가하는 치료 행위도 가급적 삼가야 한다. 둘째로는 피부 보습이다. 피부가 건조하면 건선 증상이 더 심해진다. 건선 환자는 계절 변화에 따른 피부의 기능 조절 능력이 떨어져 피부가 쉽게 건조해진다. 박은주 교수는 "보습제를 꾸준히 바르는 것만으로도 염증 반응이 줄어들고 피부 장벽이 회복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셋째로는 금연·금주 실천이다. 흡연은 특히 손·발바닥 농포성 건선과 관련이 매우 높다. 하루 한 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건선 악화 위험이 2배 이상인 것으로 보고됐다. 알코올도 체내 수분을 배출해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면서 건선이 심해진다. 마지막은 스트레스 관리다. 스트레스는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적절한 휴식과 충분한 수면을 가지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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