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기호-신원식 ‘북괴군 공격’ 논란 총공세…“정신 차려야”

이재명, 신원식 문책·한기호 제명 촉구

민주당 ‘신북풍몰이’ 규탄대회 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5일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해 피해를 주고 이를 대북 심리전에 활용하자는 메시지를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 보낸 데 대해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왜 이런 위험천만한 일을 저지르는지 이해하기가 참 어렵다”며 “젊은 해병대원과 이태원의 수많은 젊은이도 지키지 못한 정부가 이역만리에서 벌어지는 전쟁 위기를 우리 한반도까지 끌고 들어오려고 한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와 여당은 가뜩이나 불안한 안보 상황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잠재우기는커녕 장기판에 말 옮기듯이 가벼운 말로 위기를 부추긴 데 대해서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엔 신 실장 즉각 문책을, 국민의힘엔 한 의원 제명을 각각 요구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국민의 생명을 장기판에 말 취급하는 매우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며 “정권이 직면한 정치적 위기를 전쟁을 일으켜 무마할 속셈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인 만큼 두 사람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을 시사한 윤 대통령을 향해선 “북·러 관계를 밀착시키고 한·러 관계를 악화시킨 책임은 윤석열 정부의 미숙하고 무모한 대응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며 “살상 무기를 지원하고, 그것도 모자라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겠다는 사고가 과연 정상인가”라고 말했다.

앞서 한 의원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 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보낸 메시지가 언론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 신 실장은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한 의원은 또 “파병이 아니라 연락관(파견)도 필요하지 않을까요”라고 했고, 신 실장은 “그렇게 될 겁니다”라고 호응했다.

한 의원은 이후 신상발언을 통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는 한마디도 못 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의원 개인의 텔레그램 대화를 악마화하는데 제가 봐서는 가소롭다”고 밝혀 야당이 반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긴급규탄대회를 열고 “위험천만 윤석열 정권의 ‘신북풍몰이’를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장이자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진보 정권이 계속됐다면 교류와 협력을 통해 충분히 친미 국가로 만들 수 있었다”며 “윤 대통령 집권으로 대북 전단을 보내고 확성기를 틀어서 오늘날 남북관계가 긴장되게 됐다”고 주장했다.

송순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듭 말하지만 능력이 없으면 자리를 탐하는 것은 죄가 되지만, 하야는 죄가 아니다”라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8일 회의에서도 “지금 윤 대통령의 유일한 선택지는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하야”라며 “기다리고 응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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