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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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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Food] 환절기 건강관리, 생강으로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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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희 영양사의 항산화클럽 위장의 소화흡수 돕고 초기 감기에도 좋은 ‘생강’

중앙일보

‘과식’ 그리고 ‘염증 유발 음식’ 피하기. 건강을 위해 체중감량을 시작한 내가 스스로 정한 규칙이다. 그렇게 체중의 15% 정도를 감량하자 눈에 띄는 결과들이 나타났다. 우선 몸의 부피가 줄어 체형이 바뀌고 체지방도 감소했다. 또 부종이 감소하고 혈액 검사의 수치도 좋아졌다. 그렇게 1차 감량에 성공했지만,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고 체력은 더 떨어진 느낌이었다. 그야말로 체지방의 순기능을 몸소 체험한 시간이었다. 체지방 조직은 음식이 충분치 않을 때를 대비하는 에너지 저장고인 동시에 체온 유지의 단열재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살 그만 빼도 되겠어”, “어딘가 아파 보인다”라는 말까지 듣곤 했다. 그렇지만 내가 서 있던 곳은 애매한 과체중과 비만의 경계선이었다. 불균형한 체지방의 비율은 대사기능 저하와 염증 수치 상승과도 상관관계가 있다. 여기서 그만두면, 3주 만에 원래 체중으로 증가할 수도 있다. 즉 ‘건강관리’라는 목표도 흐지부지될 수 있단 뜻이다. 사실, 진짜 건강관리는 여기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내게 필요했던 건 ‘체력’이었다. 실제로 살을 빼자 몸에는 빈 곳이 많이 생겼다. 앞서 말한 것처럼 체온이 떨어졌고, 소화력까지 부쩍 약해졌다. 그리고 염증 관리를 지속하면서 여름 동안 빠져나간 에너지도 채워야 했다.



생강 속 ‘진저롤·쇼가올’ 성분 소화 촉진하고 메스꺼움 완화



그런 이유로 선택한 식재료가 ‘생강’이다. 생강에 함유된 단백질 분해 효소 ‘진지베인’은 위장의 소화흡수를 돕는다. 생강의 매운맛 성분인 ‘진저롤’과 ‘쇼가올’ 역시 소화를 촉진하고 메스꺼움을 완화한다. 또 혈행을 촉진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담즙 배설을 촉진해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트리며 고지혈증과 동맥경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항염증, 항산화 작용과 함께 통증을 완화해주는 기능도 있다. 실제로 생강을 섭취했을 때 가래 생성이 과도해지는 것을 억제해주며, 여성 생리전 증후군을 완화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도의 전통의학 아유르베다에서 보는 생강의 기능도 이와 비슷하다. 아유르베다에 따르면 “생강의 성질이 모든 체질의 균형점을 맞추는 데 도움을 주고, 몸의 산성도를 올리지 않고도 소화를 촉진하며, 생강의 긁어내는 성질이 가래 제거나 류마티스성 관절염증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면, 우리 집 식구들은 따뜻한 물에 레몬즙과 저민 생강을 넣어 마신다. 생강은 껍질을 벗겨 다지거나 강판에 갈아서 활용하는 편이지만, 시중에 파는 다진 생강이나 생강가루를 사용하기도 한다. 9~10월 제철 생강이 출하될 때는 직접 생강청을 만들어 보관한다. 생강즙에 원당을 넣어 만든 생강청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알차게 사용할 수 있다. 기관지가 예민할 때나 감기에 걸렸을 때 생강차를 마시면 초기 증상을 호전시켜 주기 때문이다.

요리에도 생강을 자주 활용한다. 생강·양파·당근·버섯·견과를 다져 밥과 함께 볶아 먹기도 하고, 강황을 넣은 통밀반죽에 돼지고기·부추·마늘·두부·생강을 넣어 만두를 찌면 체력을 올리는 보양식으로 그만이다. 만두는 생강을 듬뿍 올린 양념장을 얹어 먹는데, 소화를 돕는 생강 덕분에 만두가 술술 들어간다. 가볍게 먹고 싶을 때는 얇게 채 친 생강을 볶다가 푸른 채소를 더해 살짝 볶아내는데, 단순한 음식이지만 오히려 원재료의 향과 맛이 살아나 입맛을 돋워준다. 또 관리 중이라 술을 마실 순 없는데 파티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는 레드와인·시나몬·레몬·정향·사과·배·오렌지·생강·원당을 넣고 뱅쇼를 만들어 마신다. 하다못해 스무디를 만들 때도 생강을 넣는 편이다. 바나나와 키위가 주재료지만 소화력을 높이기 위해 생강을 더해 스무디를 만든다.



소화 잘돼야 신진대사 활발, 소화되지 않은 음식은 염증 유발



건강관리의 핵심은 ‘소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먹은 음식의 소화가 원활해야 영양소가 분해돼 몸의 에너지와 대사 작용에 쓰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몸에 남아 있으면 염증을 유발한다. 특히 올해는 유난히 여름이 길고 더웠다. 보통 긴 무더위가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컨디션이 좀 나아질 거라 여기지만, 이때야말로 시름시름 앓는 사람이 늘어난다. 기후변화가 심해져 계절의 경계가 모호할수록 평소보다 체온조절이 쉽지 않고 몸의 소화력마저 떨어지기 쉬워서다.

물론 건강 규칙을 세워 열심히 지키고 루틴을 반복하며 관리해도 아플 때가 있다. 다만 적당히 앓고 금세 회복할 수 있다면, 조금 쉰 후에 컨디션이 괜찮아진다면 충분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비가 내리는 걸 막을 순 없지만 소나기를 맞을지 가랑비 정도로 가볍게 맞을지의 차이라는 뜻이다. 체온과 소화력이란 ‘건강 코어’를 단단히 잡고 싶은 사람이라면, 10월의 건강관리는 생강과 함께 시작하길 권해본다.

■ 정성희의 ‘생강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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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2~3인분, 20~30개)

·만두피 : 통밀가루 200g, 강황 가루 2g, 소금 2g, 물 100mL

· 만두소 : 생강 70g (만두소용 50g, 양념장용 20g), 돼지고기 다짐육 600g, 부추 30g, 쪽파 100g(만두소용 80g, 양념장용 20g), 두부 300g(큰 두부 1모), 당면 70g, 양파 200g, 소주 30mL, 소금 4g

· 양념장 : 간장 2큰술, 참기름 2큰술, 고춧가루 1큰술, 식초 1큰술, 채 친 생강 20g, 다진 쪽파 20g

만드는 법

① 통밀가루에 강황가루와 소금, 물을 넣고 반죽을 하고 위생 팩에 넣은 후 냉장고에 넣어 30분 정도 숙성한다.

② 다진 돼지고기에 소주를 넣은 후 체에 밭쳐 핏물을 뺀다.

③ 두부는 면보에 넣고 짜서 물기를 뺀다.

④ 당면은 끓는 물에 넣어 익힌 후 체에 밭쳐 한 김 식힌 후 다진다.

⑤ 양파·부추·쪽파는 잘 씻어서 다진다.

⑥ 생강은 만두소용으로 50g은 다지고, 양념장용 20g은 채 쳐둔다.

⑦ 준비한 재료를 섞어 만두소를 만든다.

⑧ 숙성된 만두피에 만두를 빚고, 찜기에서 약 15분 찐다.

⑨ 볼에 양념장 재료를 모두 넣어 잘 섞는다.

정성희 영양사·밝은영양클래식연구소 소장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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