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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尹 약속한 '그림자 조세' 일괄폐지 국회서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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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8개 부담금 폐지 일괄 입법 시도 무산

기재위 포함 9개 상임위서 각각 심의토록 결정

예산부수법안 지정도 사실상 무산…연내 통과 불투명

野 “정부, 국회 심의 피하려는 꼼수…철저 심의”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약속했던 ‘그림자 조세’로 불리는 18개 부담금 일괄 폐지가 사실상 좌초됐다. 당초 정부는 폐지 대상인 18개 부담금과 관련된 22개 법안을 일괄 개정하기 위해 기획재정위원회 단독 심사로 마무리하는 형태의 편법발의를 시도했으나, 국회의 반대에 막혀 9개 상임위에서 각각 심사를 받게 됐다.

2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월말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 등 18개 부담금 폐지를 위해 부담금관리법 개정안 등을 포함 21개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들은 기재위 심사를 받는 부담금관리법 및 담배사업법 외에 문화체육관광위, 농해수위, 국토교통위 등 8개 소관 상임위에서 각각 나뉘어 심의를 받는다. 기재위 포함 모두 9개 상임위에서 모두 의결돼야 일괄폐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당초 정부는 18개 부담금을 쉽게 일괄 폐지하기 위해 ‘부담금 일괄 정비를 위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만들어 지난 6월 입법 예고까지 했다. 18개 부담금 관련 법안 모두 각각 상임위가 아닌 기재위에서만 심의해 의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부담금관리법 소관 상임위가 기재위라는 점 그리고 법안 심사과정에서 소관 상임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은 국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국회 의사국이 부담금 성격에 따라 관련 법안 모두 지정된 상임위가 있음에도 기재위에서만 심사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편의라고 반대했기 때문이다. 2022년 헌법재판소가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은 본회의뿐만 아니라 소관 상임위서도 보장돼야 한다’고 결정한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일괄법률 시도가 실패하면서 세입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지정해 올해 중 처리한다는 계획도 함께 틀어졌다. 세입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되면 상임위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어도 11월30일 이후에는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로 상정되기에 연내 처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재처럼 개별로 심의를 받을 경우 세입 규모가 작은 기금 등은 부수법안에서 제외되고 처리기한을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기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부담금 폐지 법안을 일괄로 올리려던 시도는 정부가 국회의 심의를 제대로 받지 않기 위한 꼼수”라며 “세수부족 상황에서 규모가 큰 영화관 부과금 폐지 등은 더욱 철저히 심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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