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영국 'BBC'가 뽑은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다만 프리미어리그(PL)의 선택은 받지 못했다.
BBC는 22일(이하 한국시간) 트로이 디니가 뽑은 2024-2025시즌 PL 8라운드 이주의 팀을 공개했다. 왓포드에서 공격수로 뛰었던 디니는 손흥민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크리스 우드(노팅엄)와 함께 스리톱을 형성했다. 파쿤도 부오나노테(레스터)-마리오 르미나(울버햄튼)-커티스 존스(리버풀)가 뒤를 받쳤고, 요슈코 그바르디올(맨체스터 시티)-마이클 킨(에버튼)-요엘 벨트만(브라이튼)-애슐리 영(에버튼)이 포백에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 자리에는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스톤 빌라)가 선정됐다.
디니는 "웨스트햄이 리드를 잡은 뒤 토트넘을 쉽게 따돌릴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마지막 골을 넣으며 팀이 승점 3점을 모두 가져오게 했다. 그는 경기 내내 긍정적인 질주를 선보였고, 부상에서 돌아온 후 65분간 좋은 시간을 보냈다"라고 손흥민을 뽑은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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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지난 19일 웨스트햄전을 통해 22일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그는 지난달 27일 카라바흐전에서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끼며 교체됐고, 이후 쭉 결장했다. 10월 A매치 기간에도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는 대신 런던에 남아 재활에 집중했다. 그 결과 웨스트햄전에 선발로 나설 수 있었다.
화려한 복귀전이었다. 손흥민은 1-1로 맞서고 있던 후반 7분 우도기를 향한 아웃프런트 패스로 이브 비수마의 역전골 기점 역할을 해냈다. 후반 10분에는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을 유도하기도 했다.
기어코 복귀포까지 터트렸다. 손흥민은 후반 14분 역습 기회에서 양발 스텝오버로 장클레르 토디보를 제쳐냈고,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려 골키퍼를 뚫어냈다. 이번에는 자책골이 아닌 손흥민의 리그 3호 골로 기록됐다.
골대 불운만 아니었다면 멀티골도 가능했다. 손흥민은 후반 16분 아크 정면에서 수비 맞고 흐른 공을 오른발 원터치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키퍼도 꼼짝 못하는 슈팅이었지만, 공은 우측 골포스트를 때리고 튕겨 나왔다. 할 일을 다한 손흥민은 관리 차원에서 후반 25분 티모 베르너와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그야말로 완벽한 복귀전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이날 손흥민은 약 70분간 왼쪽 측면을 누비며 1골, 기회 창출 2회, 골대 강타 1회, 드리블 성공 1회(1/2)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8.0점으로 양 팀 선수 중 가장 높았다.
영국 '풋볼 런던'도 손흥민을 경기 최고 선수로 꼽았다. 매체는 "부상 이후 토트넘 베스트 11에 복귀했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아슬아슬했던 감아차기 슈팅으로 선제골에 근접했다. 3번째 골에서 데얀 쿨루셉스키와 멋진 호흡에 이어 아레올라의 자책골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결국 득점하는 데 성공했다. 잠시 후 골대를 맞고 나오는 슛은 매우 불운했다"라며 평점 9점을 줬다.
'골닷컴' 또한 "부상에서 복귀하는 걸 기념하는 놀라운 방법이었다. 손흥민은 약간 긴 휴식을 취했고, 웨스트햄을 찢어버리며 5살 더 젊어 보였다"라며 손흥민에게 8점을 줬다. 누가 봐도 이번 경기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손흥민이다.
웨스트햄전 골은 손흥민의 PL 통산 123번째 골이기도 했다. 그는 라힘 스털링(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드와이트 요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PL 역대 득점 랭킹 공동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PL 역사상 20위권 이내로 진입한 손흥민은 더 높이 올라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 손흥민 위에 있는 18위 니콜라스 아넬카(125골), 16위 로비 킨(126골), 16위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127골)는 모두 은퇴한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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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경기장 위로 돌아온 손흥민. 그는 경기 후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건 기쁨이다. 아름다운 경기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 중 하나다. 특히 결과까지 얻어낸다면 말이다"라며 "지난 3주 동안 이 믿기 어려운 응원이 그리웠다. 난 국가대표팀에 가지 않았다. 팬들 앞에서 플레이하는 건 정말 큰 영광이며 그들에게 무언가 돌려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지난 3주간 휴식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때때로 부상으로 빠지는 시간이 좋을 수 있다. 우리는 아주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2~3주 정도는 재충전하기에 완벽했다. 오늘은 기분이 정말 정말 좋았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앞두고 있는 손흥민은 남다른 마음가짐도 전했다. 그는 "슬프게도 난 이제 32살이다. 지나간 경기는 돌아오지 않는다. 모든 경기를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내 커리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뛰고 싶다"라며 "다음은 유로파리그다. 재미있는 경기가 되길 바란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 칭찬을 잊지 않았다. 그는 "진짜 주장 손흥민이 다시 경기자으로 나와서 좋았다. 손흥민을 얻게 돼서 정말 기쁘다. 그는 분명히 수준 높은 선수다. 그가 보여준 마무리를 통해 볼 수 있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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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손흥민은 PL 공식 8라운드 이주의 팀에선 제외됐다. PL 역대 최다 득점자 앨런 시어러는 공격수 자리에 손흥민이 아니라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대니 웰벡(브라이튼), 압둘 파타우(레스터)를 뽑았다. 디니와는 3명 모두 달랐다.
손흥민 대신 왼쪽 측면에 배치된 2004년생 기대주 가르나초. 시어러는 "가르나초는 훌륭하게 골을 밀어 넣으면서 맨유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승리를 가져왔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2004년생인 파타우는 "정말 충격적이다! 그는 레스터를 위해 선제골을 넣었고, 우측에서 끊임없이 위협을 가했다"라는 칭찬을 들었다.
손흥민은 없었지만, 토트넘 선수는 2명이 뽑혔다. 비수마와 쿨루셉스키가 나란히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시어러는 "비수마는 두 번째 골을 넣으며 활기찬 플레이를 선보였다", "쿨루셉스키는 멋진 폼을 이어가며 상대에 혼란을 야기했다. 또 득점까지 하며 경기장 최고의 선수가 됐다"라고 한줄평을 남겼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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