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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공을 많이 해야 한다.”
올 시즌 프로농구의 뜨거운 감자는 ‘하드콜’이다. KBL 심판부는 거친 몸싸움에 대해 어느 정도 관대한 기준을 가진 판정을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컵대회부터 도입돼 정규리그에서도 쉽게 파울이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선수들 사이에선 UFC를 방불케 한다는 말부터 이런 기준이 정상이라는 여러 의견이 나왔다. 팬들 역시 파울로 경기 흐름이 끊기지 않아 재밌다는 반응과 선수 부상이 우려된다는 걱정으로 갈렸다.
실제로 개막 후 몸싸움에 따른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LG 유기상과 정관장 배병준 등 피부가 찢어지면서 출혈이 발생, 응급처치만 받고 코트로 뛰어들어오기도 했다. 또 DB 김영현이 SK 자밀 워니를 한 템포 늦게 수비하는 바람에 강한 충돌이 벌어져 싸움이 일어날 뻔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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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찾아야 한다. 선수 개인의 적응도 중요하지만 팀적으로 이 하드콜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전술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SK는 벌써 답을 내린 듯하다. 전희철 SK 감독은 “속공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콜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속공뿐 아니라 얼리 오펜스를 해야 몸 접촉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공격을 할 수 있다”며 “공격이 정체되고 세트 플레이를 많이 하게 되면 스피드보다는 옆으로 움직이는 동작들이 나오기 때문에 이런 몸싸움 과정에선 공격자가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려면 좋은 수비도 필요하고 리바운드 장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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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SK는 개막 후 2경기에서 속공으로 재미를 봤다. 지난 20일 정관장과의 홈 개막전(95-71 승)에선 속공으로만 35점을 올렸다. 정관장은 단 5점. 리바운드에서도 43-39로 앞섰으며 상대 턴오버를 18개나 만들어 빠른 공격을 나간 것이 주요했다. 강력한 우승후보 DB를 만나도 SK는 똑같았다. 22일 DB를 상대로 77-72의 역전승을 거뒀다. 승리의 발판은 역시 속공. DB가 속공으로 겨우 7점을 올릴 동안 SK는 16점을 몰아넣었다. 리바운드는 39-52로 밀렸으나, 수비가 좋았다. 강한 압박 수비를 바탕으로 DB에게 20개의 턴오버를 유도했다. 모두 속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으나, 상대의 실책은 속공을 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 이를 호시탐탐 노려 결국 역전승을 만들어낸 SK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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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콜을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로 빠른 것이 SK의 농구 색깔이다. 에이스인 김선형에게도 딱 맞는 옷이다. 김선형은 “나는 하드콜이 아닐 때도 몸싸움을 하기보다는 빠져나가는 스타일”이라며 “오히려 압박을 하면 좋다. 달라붙는 것만큼 뚫기가 더 쉽다. 앞으로 몸싸움은 더 즐겨볼 생각”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드콜로 인해 웃는 건 김선형만이 아니다. 리그에서 수비가 뛰어나다 평가받는 선수들은 모두 이득을 보게 됐다. 지난 시즌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한 SK 오재현도 그 주인공. 전희철 감독은 “하드콜로 오재현과 최원혁이 이득을 본다”고 말했다. 오재현 역시 “터프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 적응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웃는다. 개막 2경기 만에 답을 찾은 SK는 올 시즌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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