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이민 대처 논의한 3국 정상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불법 이민자들이 소위 '발칸 경로'를 통해 유럽 각지로 들어오는 데 대처하기 위해 유럽연합(EU)에서 더 많은 자금 지원을 해야 한다고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세르비아 3국 정상이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코마르노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불법 이민자 유입 문제를 논의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불법 이민자들이 세르비아를 거쳐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EU 회원국으로 무분별하게 밀려드는 현상은 10년 가까이 유럽 각국의 이민당국이 골치를 앓은 문제다.
이 같은 발칸 경로의 관문은 세르비아다.
이민자들은 여행 시 입국 비자가 필요 없는 발칸반도 국가인 세르비아로 일단 들어간 뒤 밀입국 브로커들과 함께 헝가리나 슬로바키아를 포함한 EU 국가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유럽 각국은 불법 이민자 유입에 대처하기 위해 국경 단속을 강화해왔다. EU 국경·해안경비청(프론텍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발칸 경로를 이용해 국경을 넘다가 단속된 불법 이민자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9% 줄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급증하는 이민자를 EU 각국이 할당제 형식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반대한다. EU와 종종 이민자 문제로 마찰을 겪는 점, 극우 성향 정당이 집권하고 있다는 점도 두 국가의 공통점이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2015년 이후 남부 국경지대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불법 이민을 차단해왔다고 소개하면서 "EU 권역 안으로 이민자들이 입국하기 전에 이들의 망명·난민 신청 업무가 처리되도록 하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가 해상에서 구조한 불법 이주민을 알바니아의 이주민 센터로 보내 망명 신청 심사를 맡도록 한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런 방식을 확대하려면 EU로부터 더 많은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이날 3국 정상이 공감한 내용이다.
피초 총리는 "불법 이민 문제에 대처하려면 EU 권역과 외부 간 국경을 통제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EU 예산의 상당 부분은 불법 이민 대처에 할당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회원국이 아닌 세르비아의 부치치 대통령은 헝가리·슬로바키아 정상의 견해에 동의하면서 "올해 국외로부터 들어온 이주민 수가 올해 작년 대비 80% 감소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세르비아에 타국으로의 난민·망명 신청을 취급할 전담 기관을 둘 계획이 없으며 오르반·피초 총리로부터도 그런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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