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엔 보습제, 팩은 20분 안쪽으로
눈 자주 깜빡이고 눈꺼풀 세척도
건조해도 입술엔 침 바르지 말아야
끝날 것 같지 않던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불쑥 찾아왔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 고온다습한 날씨로 지쳤던 몸은 이 시기 또 다른 복병을 마주한다. 차고 건조한 날씨와 큰 일교차다. 특히 직접 외부에 노출되는 눈과 코, 피부 등이 쉽게 자극을 받는다. 몸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게 건강관리의 핵심이다. 이를 위한 생활 속 행동 요령을 살펴봤다.
피부 로션보단 크림형 보습제 바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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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피지와 땀 분비가 크게 줄어드는 데다 피부 표면의 수분도 감소해 피부가 거칠어지고 탄력도 떨어진다. 푸석푸석하고 메마른 피부를 구출하는 열쇠는 보습제 사용이다. 보습제는 각질층의 지방 성분을 보충하고 지방층의 구조를 정상화해 피부 장벽의 기능을 건강하게 회복시킨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는 “제품은 발랐을 때 자극이 없고 적절한 보습력을 유지하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좋다”며 “다만 일반적으로 로션보다는 크림 제형이 보습 유지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씻을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목욕은 되도록 짧게 하고 자주 하지 않는다.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하거나 살짝 따뜻한 물을 사용하고 강알칼리성 비누는 피부 건조증을 악화할 수 있으니 약산성의 보습 비누를 쓰도록 한다.
때 밀기 역시 자제한다. 피부의 각질층은 피부의 수분을 유지하는 장벽 역할을 하는데 때를 밀면 각질층이 얇아지면서 보습층도 함께 줄어서다. 장 교수는 “굳이 때를 밀지 않아도 피부의 불필요한 각질은 저절로 제거된다”며 “가급적 때를 밀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샤워를 끝내고 나서는 3분 이내에 충분한 양의 보습제를 전신에 골고루 발라준다.
건조해진 가을철 마스크팩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마스크팩 성분 자체에 알레르기가 없다면 팩을 매일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단, 팩을 20분이상 붙이면 피부의 유·수분 균형이 깨져 그 이상은 쓰지 않도록 한다.
눈 하루 1~2회 눈꺼풀 세척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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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환경 탓에 바짝 마르는 건 피부의 수분만이 아니다. 눈 표면의 수분도 증발해 눈을 움직일 때마다 뻑뻑함,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같은 안구건조증은 흔한 안 질환이라고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각막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을 개선하고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의식적으로 눈 깜빡이기다. 특히 장시간 전자기기를 이용하다 보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이때 주기적으로 눈을 깜빡이면 위아래 눈꺼풀이 만나면서 눈물을 안구 전체에 도포하고 표면을 닦는 효과를 낸다.
인공눈물로 눈물을 보충해도 좋다. 단, 일회용 인공눈물은 개봉 시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갈 수 있어 첫 한 방울을 버리고 사용한다. 다회용 인공눈물은 뚜껑이 열린 채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표시된 사용 기한과 별개로 개봉 후 한 달 이내 쓰도록 한다. 렌즈를 낀다면 보존제가 들어 있지 않은 인공눈물 사용을 권장한다.
놓치기 쉽지만 눈꺼풀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 눈꺼풀에 있는 기름샘의 입구가 노폐물 등으로 막히면 적절한 양의 기름 성분(눈물막이 오랫동안 눈에 머물게 하는 역할)이 분비되지 않아 건조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고경민 전문의는 “눈꺼풀 세척은 하루 1~2회 세정제를 면봉이나 거즈에 묻혀 속눈썹과 눈꺼풀 위아래 테두리를 다소 강하게 닦아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호흡기 물 8잔 이상 마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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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환경에서는 기도가 말라 작은 기침에도 쉽게 상처가 난다.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워지고 편도선 붓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 호흡기 질환을 막고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비결은 물 자주 마시기다. 성인 기준 하루에 최소한 1.5L 이상, 컵으로 치면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시도록 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찬물보다는 상온의 물을 마셔준다.
또 가습기를 틀거나 젖은 수건을 걸어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한다. 집 안에 화분을 놓는 것도 도움된다. 식물은 잎에서 증산 작용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분을 방출해 건조한 실내 습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습 효과가 뛰어난 식물은 쉐플레라·행운목·장미허브·돈나무 등이다.
호흡기를 촉촉하게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은 온습포 요법이다. 60도가량의 물에 수건을 적시고 물이 흐르지 않을 정도로 짠 다음 코와 입에 대고 김을 쐬는 방법이다. 미지근한 생리식염수를 활용한 코 세척도 요긴하다. 한쪽 코로 생리식염수를 넣어 다른 쪽 코를 통해 나오게 하면 된다. 코 세척을 할 때는 “아” 소리를 내야 코 뒤에서 귀로 가는 이관에 물이 들어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코 세척은 수분 공급뿐 아니라 유해 물질을 씻어내는 데도 효과적이다.
입술 무향·무취·무색 보습제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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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에는 입술이 하얗게 트고 갈라지기도 쉽다.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입술 보습용 립밤을 휴대해 수시로 발라줘야 한다. 특히나 입술에 바른 보습제는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시고 양치를 할 때 쉽게 지워져 더욱 신경 써서 덧바를 필요가 있다.
립밤은 가급적 3무(無), 즉 무향·무취·무색 제품을 고르길 권장한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는 “향이나 색조 등이 들어간 제품을 자꾸 덧바르면 입술에 자극을 주고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며 “색을 내고 싶다면 색조가 들어간 립 제품과 보습용 립밤을 따로 사용하길 권한다”고 했다.
좋지 않은 습관을 개선하는 일도 중요하다. 입술이 건조할 때 무의식적으로 입술에 침을 묻히는 게 대표적이다. 침이 입술에 닿으면 일시적으로 촉촉해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침이 증발하면서 입술에 있던 수분도 함께 날아가 건조함을 악화할 수 있다.
각질을 치아나 손으로 뜯어내는 일도 금물이다. 입술은 다른 부위보다 피부층이 얇아 무리하게 뜯어내면 쉽게 상처가 나고 세균 감염으로 구순염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대신 입술 각질이 심할 때는 각질을 충분히 불린 다음 립 스크럽제로 없애도록 한다. 수건을 뜨거운 물에 적셔 입술에 1~2분 정도 두면 각질을 불릴 수 있다. 고 교수는 “만약 건조증 외에 통증과 가려움증이 동반되고 수포까지 생기면 구순염일 수 있어 피부과에서 상담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입·눈 건조하고 피로감까지 심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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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뻑뻑하고 입이 바짝 마를 때 건조한 날씨 탓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쇼그렌증후군이 원인일 수도 있다. 쇼그렌증후군은 면역 기능 이상에 의한 자가면역 질환이다. 면역 체계는 외부에서 침입한 물질에 대해 면역 반응을 일으켜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자가면역 질환은 정상 조직을 침입자로 오인하고 공격하면서 나타난다. 특정한 하나의 요인이 아닌 환경적·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홍연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물 없이 음식을 섭취하거나 말하기 힘들 때, 안구건조증이 3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며 “환자들은 이유 없이 심각한 피로감을 겪기도 한다”고 했다. 쇼그렌증후군은 특히 40~50대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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