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의 카르멘 로메로 안보정책 담당 국장이 지난 17일 국제교류재단ㆍ아산정책연구원이 연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국제교류재단ㆍ아산정책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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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카르멘 로메로 국장은 지난 1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를 규탄한다"며 "모든 종류의 도발을 멈출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로메로 국장은 이날 국제교류재단과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한국·나토 협력: 실질적 협력을 향해'를 주제로 주최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로메로 국장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선 "나토가 공식 확인을 해주긴 어렵지만 깊은 우려를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메로 국장은 이어 "병력 파병을 논외로 하더라도 이미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은 국제사회 질서를 훼손하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터널의 끝이 안 보인다.
"해결책은 사실 간단하다. 만약 푸틴 대통령이 오늘이라도 총성을 멈추겠다고 하면 전쟁은 바로 끝난다. 이 모든 것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선택한 푸틴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럴(전쟁을 끝낼) 가능성은 희박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주는 것뿐이다."
내년 2월이면 전쟁 발발 벌써 만 3년이다. 국제사회의 지원 강도와 형식이 달라져야 하는 건 아닌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에) 질 수 없는 이유는 나토 31개국 회원국을 떠나 전 인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법치 등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국제사회 전체에 영향을 주는 문제다. 만약 우크라이나 지원을 멈춘다면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과 같은 국가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강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지원은 어떻게 보나.
"지난 7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75주년 정상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약속한 의료 지원 등은 벌써부터 유의미한 도움이 되고 있다."
군사 지원은.
"모든 종류의 지원을 환영한다고만 말하겠다."
북·러 간 협력에 대한 우려도 크다.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은 물론, 민주주의와 자유·인권의 가치를 부정하는 국가들의 연대가 강화하고 있는 건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일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실험부터 최근 (동해선·경의선) 도로 폭파 등의 도발을 감행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규탄해 마땅하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전장에서 수거한 북한제 무기. 국가정보원 제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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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공식적 확인은 어렵다는 점을 양해해달라. 그러나 심각한 우려를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그는 "(전쟁 중인) 현재로선 우크라이나의 자기 방어를 위한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만 말했다. 이는 나토의 공식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 나토는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나토 전테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전쟁이 현재 진행형인 지금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되면, 나토 32개 회원국 모두가 참전국이 되는 셈이다. 나토로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회원국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있다. 전쟁 발발 2년째가 되던 지난 2월 옌스 스톨텐베르그 당시 나토 사무총장도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나토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 문제는 가입 여부가 아니라 시기일뿐"이라고 말했다.
11월 5일에 나토 현 체제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한다면.
"누가 미국의 새 대통령이 되든 협력엔 변화가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나토의 새 수장인 마르크 뤼터 신임 사무총장은 (네덜란드) 총리 경험이 10년이 넘는 베테랑 정치인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의견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조율하는, 어렵지만 보람찬 과정 때문에 의미가 있다."
일본의 신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가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주장하고 있는데.
"나토 회원국의 범위를 벗어나는 정책 결정에 대해선 코멘트하기가 어려움을 이해해달라."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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