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와 맞붙은 플레이오프(5전 3승제) 2차전에서 10-5로 이겼다. 2연승을 거둔 삼성은 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역대 5전 3승제로 치러진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먼저 거둔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3.3%에 달한다.
이날 김윤수는 승부처에서 빛이 났다. 아웃 카운트 단 한 개만 잡았지만, 영양가가 높았다. 호투를 이어가던 선발 투수 원태인이 7회초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6-1로 앞서고 있었으나 실점을 내준다면 경기 흐름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삼성은 원태인 대신 김윤수를 마운드에 세웠다. 그리고 김윤수는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완벽 부응했다.
위기 상황을 막아낸 김윤수. 이닝을 마친 후 더그아웃 들어오자 팬들은 김윤수의 이름을 연호했다. 원태인도 자신의 책임주자를 모두 지워준 김윤수를 반겼다. 김윤수와 원태인은 포옹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LG의 기세를 꺾은 삼성은 7회말 김헌곤의 투런포와 르윈 디아즈의 솔로포를 묶어 3점을 추가했다. 8회말에도 김성윤의 1타점 우전 안타가 나왔다. 삼성은 9회초 우완 이승현이 박해민에게 솔로포, 김태훈이 김현수에게 스리런을 맞았으나 워낙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라 승부를 내주진 않았다.
지난 13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김윤수는 오스틴을 지워냈다. 7-4로 쫓긴 7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김윤수는 좌완 이승현 대신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김윤수는 초구 153.7km짜리 빠른공을 한 가운데 꽂아 넣었다. 그리고 127.4km짜리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냈다. 마지막으로 김윤수는 155.4km짜리 패스트볼을 던져 오스틴의 배트를 헛돌게 했다. 2차전에도 똑같은 패턴으로 공을 던져 오스틴을 잡았다.
투구 패턴 변화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포수 강민호의 사인 대로만 던졌다. 김윤수는 “나는 어떤 공을 던질 지는 고민하지 않았다. 어차피 민호 형이 다 생각을 하고 있다. 민호 형의 사인 대로 던졌다. 미트를 가져다 댄 곳에만 던지자 생각했다. 그대로 던졌는데 결과가 잘 나왔다”며 웃었다.
1차전 등판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김윤수는 교체 지시를 정확히 듣지 못했다. 관중들의 함성 소리에 제대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판진이 삼성 불펜을 향해 교체를 재촉하자 김태훈이 김윤수의 멱살을 잡고 나와 등판을 확인했다. 등장할 때만 하더라도 다소 우스꽝스러웠으나, 김윤수는 오스틴을 삼진처리하고 포효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김윤수는 “오늘은 평범하게 등판할 수 있었다”며 껄껄 웃었다.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와서 원태인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는 질문에는 “태인이가 잘 던졌다. 내가 점수를 주면 서로 안 좋은 기억만 남게 되니까 최대한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태인이도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줬다”고 답했다.
연이은 활약으로 자신감도 물이 올랐다. 김윤수는 “지금은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패스트볼에 계속 자신감을 가지고 투구하면서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넣는다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을야구라고 생각하면 몸이 긴장될 수 있다. 그래서 최대한 정규시즌 경기와 똑같다는 생각을 한다. 더 집중하려 노력 중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윤수는 “계속 믿음을 줄 수 있는 투구를 하고 싶다. 팀 동료들뿐만 아니라 팬분들도 나를 믿을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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