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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유엔평화유지군 기지 부순 이스라엘군, 국제사회 비난 잇따르자 “헤즈볼라 은신처 노렸다”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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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유엔 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 대원들이 정찰을 하고 있다. /UNIF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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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 단체 헤즈볼라의 본거지 레바논 남부로 병력을 투입해 지상 격퇴전을 벌이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를 부수는 일이 발생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의 공습 과정에서 유엔군 병사가 잇따라 다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양측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유엔군은 13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 탱크가 남부 접경 지역의 우리 부대 정문을 부수고 강제 진입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충격적인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 이스라엘군에 해명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이 탱크를 진입시키는 과정에서 연막탄 등을 발사했고 이 과정에서 유엔군 병사 다섯 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유엔군은 10일에도 이스라엘 탱크가 본부 감시탑 쪽으로 포를 쏴 인도네시아 출신 병사 2명이 다쳤고, 벙커 부근에서도 발포해 소속 차량과 감시 카메라 등 통신 장비가 이스라엘 측에 의해 손상됐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게릴라의 무력 충돌로 레바논 남부의 치안이 악화되던 1978년 유엔 결의로 창설돼 지역 치안 임무를 맡고 있다. 한국의 동명부대 30진(249명)을 포함해 50국에서 파견한 1만여 명으로 구성돼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지상전을 전개하면서 유엔군 시설이 파괴되고 병사가 다치는 상황이 잇따르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평화유지군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고, 전쟁범죄도 될 수 있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유럽연합도 성명에서 “유엔평화유지군에 대한 이스라엘군 공격은 용납할 수 없는 국제법 위반 행위로 즉시 멈춰야 한다”고 했다.

이스라엘 측은 발포·공격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유엔군 주둔지 인근에 헤즈볼라의 무기고와 미사일 발사대와 이어지는 지하 터널이 있고, 국경 코앞에는 침투 공격을 위해 콘크리트 장벽 폭파 작전을 위한 전초기지가 있었다”며 작전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서방 언론에 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인근의 숲이 우거진 산비탈에서 2개의 터널 입구가 있었다”며 “바위투성이인 땅속으로 이어지는 터널에서 불과 약 90m 떨어진 곳에 유엔 깃발이 휘날리는 평화유지군 전초기지가 있었다”고 현장 모습을 전했다.

이스라엘 측은 오히려 헤즈볼라의 무장 활동을 감시해야 하는 유엔군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며 철수하라는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유엔군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위험을 방지할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위험한 지역에서 철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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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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