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등 해외 사업 강화
2030년까지 매출 20조 달성
투자자 앞에 선 김상현 부회장,
“주주와 함께 성장할 것” 강조
김상현 롯데 유통군HQ 총괄대표 및 롯데쇼핑 부회장. 롯데쇼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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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이 유통업계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내놓았다. 실적과 관계없이 최소 3,500원을 배당하고, 순이익의 35%를 배당과 자사주 소각에 활용하기로 했다. 또 내수 침체에 따른 성장 둔화를 이겨내기 위해 해외 사업을 강화해 2030년까지 매출 2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실적 목표치도 제시했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11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초청한 '최고경영자 기업 설명회의 날(CEO IR DAY)'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밸류업 계획을 밝혔다. 김 부회장은 "선진적 배당 정책과 전향적 주주 친화 정책을 도입해 주주 가치를 높이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부회장은 2023년 9월에도 13년 만에 처음으로 IR DAY에 직접 참석해 중장기 비전을 알렸다.
이날 공개된 2024~2030 회계연도 밸류업 계획에는 △주주환원율 확대 △최소 배당금 정책 실시 △배당절차 개선 △중간 배당금 지급 검토 등이 담겼다. 먼저 롯데쇼핑은 주주환원율1을 현재 30%에서 35% 수준까지 높이기로 했다. 또 상장 이후 처음 최소 배당금 정책도 도입했다. 실적과 관계없이 최소 주당 3,5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배당 절차도 바꾸는데 배당금을 확정한 후 배당 기준일을 결정해 투자자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연 1회 지급하는 배당금을 나눠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롯데백화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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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사업 전략도 공개했다. 먼저 해외에서는 동남아시아 사업의 구심점이 될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을 구성한다. iHQ는 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을 소유한 싱가포르홀딩스가 맡는다. 국내에서는 롯데 유통군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는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RMN은 온라인 쇼핑몰의 검색 창과 배너뿐 아니라 옥외광고판 등 오프라인 매장의 채널에서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롯데쇼핑은 이렇게 국내외에서 본업 경쟁력을 높여 2030년까지 매출 20조3,000억 원, 영업이익 1조3,0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매출 14조5,559억 원, 영업이익 5,084억 원과 비교해 40%, 156%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해 1조5,000억 원 수준이던 해외 사업 매출은 3조 원으로 두 배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만 지난해 9월 공시한 2026년 실적 목표치는 매출 15조2,000억 원, 영업이익 8,000억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더딘 내수 경제 회복과 인구 감소 등의 요인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시장은 밸류업 계획에 즉각 반응했다. 11일 롯데쇼핑 주가는 전날보다 1.94% 오른 6만3,100원을 기록했다. 공시 직후에는 4.68%까지 뛰기도 했다.
1 주주환원율
기업의 순이익에서 자사주 매입, 배당금 지급에 쓴 돈의 비율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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