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가 황희찬의 대체 선수로 5년 4개월 만에 축구대표팀에 복귀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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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고 공격수 이승우(전북)가 축구대표팀에 복귀한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질주할 기회를 잡았다.
대한축구협회는 12일 “정밀검진 결과 각각 왼쪽 발목과 왼쪽 무릎을 다친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엄지성(스완지시티)이 15일 이라크와의 A매치 홈경기에 참여하기 힘들다는 진단이 나왔다”면서 “두 선수의 소집을 해제하는 대신 이승우와 문선민(이상 전북)을 대체 발탁했다. 두 선수는 즉시 대표팀에 합류해 오늘 회복훈련부터 참여한다”고 밝혔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11일 난적 요르단과의 중동 원정 맞대결에서 이재성(마인츠)과 오현규(헹크)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경기 결과는 물론, 내용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며 여러 가지 논란을 한꺼번에 잠재웠다. 올해 초 아시안컵 4강에서 만나 0-2로 완패한 치욕도 되갚아줬다.
하지만 얻은 것만큼이나 손실도 컸다.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일찌감치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대체재로 나선 황희찬이 상대의 거친 파울에 발목을 다쳐 전반23분 만에 교체 아웃 됐다. 대신 출격한 엄지성도 후반 시작하자마자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벤치로 물러났다.
지난 8월 광주전에서 수비수 4명의 견제를 뚫고 돌파하는 이승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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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을 메우기 위한 홍 감독의 선택은 이승우와 문선민이었다. 그 중에서도 이승우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모양새다. 오랜 기간 팬들이 대표팀 발탁을 요구한 선수인 데다 K리그 무대에서 일찌감치 기량 검증을 마친 카드기 때문이다. 올해 26세인 이승우는 북중미월드컵 본선에서 최전성기인 28세가 된다. 팬들의 기대대로 대표팀에 뿌리를 내린다면 홍 감독이 추진 중인 세대교체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승우는 지난 2022년 고향팀 수원FC에 입단하며 K리그 무대에 참여한 이후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쿠팡플레이와 함께 진행한 K리그 올스타전 개념의 ‘팀 K리그’ 선발 투표에서도 매번 1위를 질주 중이다. 올 시즌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특급 스타 제시 린가드(서울)도 제치고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꾸준한 활약과 뜨거운 인기는 이승우가 올 여름 전북으로 이적할 때 ‘K리그 역대 최고 대우’라는 결실을 맺는 배경이 됐다.
이승우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건 지난 2019년 6월11일 이란과의 A매치 평가전 이후 5년4개월 만이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했고, 러시아월드컵 본선 무대도 밟는 등 ‘검증된 공격수’로 매번 대표팀 명단이 발표될 때마다 신규 발탁 1순위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상하리만치 인연이 없었다.
카타르월드컵 종료와 함께 벤투 전 감독이 물러난 이후에도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후임자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은 국내 체류를 최소화한 까닭에 K리거 관찰에도 무관심했다. 지난 3월과 6월 대표팀 임시 사령탑을 맡은 황선홍 감독과 김도훈 감독도 이승우 카드를 고민했지만, 결과적으로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다.
결국 홍명보호로 간판을 바꿔단 이후에야 기회가 찾아왔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치르며 세대교체 작업도 병행 중인 홍 감독은 손흥민,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대표팀의 뼈대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모든 포지션에 젊고 재능 있는 새 얼굴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승우를 발탁한 건 ‘실험’과 ‘결과’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홍명보호 입장에서도 의미 있는 결정이 될 수 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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