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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하마스 공격 1주년… 이스라엘 사람들의 심경 [P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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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작년 10월 7일에 이루어진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이 1주년을 맞았습니다. 이스라엘의 대규모 보복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는지 하마스는 매우 잔인하게 무고한 이스라엘 국민들을 살해하고 납치하고 농락했습니다. 계획한대로 이스라엘의 대규모 보복을 이끌어냈고, 계획한대로 1000명이 넘는 이스라엘 국민의 희생 보다는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과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의 피해만이 부각되었습니다. 서울 시내에도 하마스의 기습 사실은 이야기 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공격만 규탄하는 플래카드가 나부낍니다. 하마스 기습 1주년을 맞아 나온 파이낸셜타임스의 10월 7일자 빅리드 기사는 현지 이스라엘 국민들의 답답한 심정을 그려냅니다. 자신들이 분명히 기습을 받아 시작된 전쟁임에도 세계의 시선은 이스라엘을 가해자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로부터 "버림받은" 심정이라고 이 기사는 표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스라엘 국내에서는 가자지구 어딘가에 붙들려있을 이스라엘 인질들을 둘러싸고 의견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타협을 좀 해서라도 소중한 가족들을 풀려나도록 도와달라는 인질들 가족의 입장과 그런 나약한 타협이 이스라엘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다른 사람들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국민은 세계로부터 "버림받은" 심정이고, 인질 가족들은 이스라엘로부터 "버림받은" 심정일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종교적 강경우익과 손잡은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대선을 의식해서인지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서인지 또는 우리가 짐작하기 어려운 중동정세의 큰 그림에서인지 전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이란으로 확대된다면 중동과 세계 정세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스라엘과 아랍이 어떻게 함께 사는 길 즉 '모두스 비벤디'(modus vivendi)를 찾을 수 있을지 독자 여러분들도 이 기사를 읽으시면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2024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1주년을 맞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열린 집회에서 피해자 가족이 인질의 석방을 촉구하며 오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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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라드 콘골드가 10월 7일 그의 아들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다. 야헬과 나베의 아버지이자 아디의 남편인 탈 콘골드(39)가 하마스에 의해 베에리 키부츠에서 납치되었다는 것. 다행히도 부상을 입지 않았고, 옷을 입고 있었으며, 차 트렁크에 밀어 넣어졌고, 그 후 가자에서 이스라엘 인질의 운명인 지옥으로 사라졌다는 것. 이 정도 뿐이다.

그는 탈이 살아있다고 믿거나, 적어도 탈이 살아있다고 믿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당시 납치됐다 살아 돌아온 다른 인질로부터 그는 인질들이 때때로 이스라엘 라디오를 들을 수 있었고 아랍 세계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카타르의 뉴스 채널 알자지라에서 가족들을 보았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올해 62세의 콘골드는 흔들리지 않으려 애쓰면서 라디오에 출연할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그는 어쩌면 전파가 그의 목소리를 가자 경계선을 넘어 약 15km 정도를 날아가, 그가 설령 이스라엘 정부와 세계가 그를 버렸다고 여길지라도 가족은 그를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탈에게 알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너를 사랑한단다. 우리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네 가족이 보호받고 있다는 걸 알거라." 그가 말했다. "아들아, 강해져야 한다. 머지 않아 끝날 거다."

하지만 10월 7일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죠." 탈의 아내와 당시 8세, 3세였던 아이들은 2023년 11월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맞교환으로 석방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아버지는 여전히 가자에 남아있다.

길라드 콘골드의 분노는 대부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하고 있다. 콘골드는 네타냐후의 정부가 "인질 문제가 잊혀지도록 갖은 수작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인질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요."

하지만 그는 그가 '국제적 관심의 부족'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는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인질들에 대한 소식을 전하지 않으면서도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항의한다고 불평한다. 유럽은 가자에 원조를 보내지만 EU 여권을 가진 20여 명 이상의 이스라엘 인질을 위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미국은 하마스와 네타냐후를 협상 테이블에 강제로 앉힌 후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먹지 말고, 자지 말고, 숨 쉬지도 말고, 마시지도 말라'고 할 수 있는 힘이 있지만 자신들만의 계획이 있는 것 같아요."

하마스의 포로로 잡혀있는 동안 1살과 5살이 된 크피르와 아리엘 비바스의 곤경--이스라엘 전역에 붙은 '그들을 집으로' 포스터에서 그들의 빨간 머리와 파란 눈을 볼 수 있다--조차도 이스라엘 정부나 세계를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다. "어떻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거죠?" 콘골드가 묻는다. "이 나라에서도, 미국에서도, 유럽에서도 신경을 안 써요."

"아무도 이에 대해 말하지 않아요. 조만간 월드컵 축구나, 뭐 다음 달에는 동계 올림픽 같은 거에나 신경쓰겠죠." 그가 말했다. "세상이 미쳐버렸어요."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볼 때 세상은 정말로 미쳐버렸다. 그들은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위치와 팔레스타인 국가 문제와 같은 더 큰 해결 불가능한 문제들에 있어서 자신들이 국제 여론의 반대편에 있음을 거의 본능적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인질들--허약한 노인들과 무고한 어린 아이들, 성폭행의 위협에 직면한 젊은 여성들, 그리고 전쟁 포로로 잡혀있는 군 복무 연령의 민간인 아버지들--의 곤경에 대해 세계가 얼마나 무관심한지는 그들에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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