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과 싱가포르 국빈 방문과 라오스에서 열리는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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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했다. 검찰은 최근 김 여사의 ‘명품 백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고,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판단도 조만간 내릴 예정이다. 그런데 검찰 내부에서 불기소할 것이란 예상이 흘러나오자 한 대표가 이같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불기소하면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는 뜻이다.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사건 주가조작 관련자 김모씨는 검찰 수사를 피해 도피 중이던 2021년 10월 공범에게 쓴 편지에서 “잡힌 사람들은 구속 기소가 될 텐데 내가 가장 우려한 김건희 여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잡혀가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라고 했다. 김 여사가 관련 있는 것처럼 들리는 말이라고 할 수도 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2020년 9~10월에 김 여사가 주가조작 핵심 인물과 40여 차례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물론 이런 정황들이 김 여사 관여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는 아니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권 검찰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잡으려고 1년 반 넘게 수사했지만 다른 주가 조작범들만 기소하고 김 여사는 기소하지 못한 것이다. 최근 드러난 정황 증거들도 문재인 정권 검찰이 확보했던 것이다. 박성재 법무장관도 국감에서 “그 내용만으로 기소가 가능하다면 왜 2021년 수사 때 처리를 못했겠느냐”고 했다. 김 여사 관여가 입증이 안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랬다면 왜 정권 교체 뒤에도 김 여사를 불기소하지 않고 이토록 사건을 끌어왔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지난 5월엔 김 여사 대면조사를 주장하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갑자기 교체되기도 했다.
검찰은 4년 동안 이 수사를 끌고 있다. 주가조작이 벌어진 시점은 윤 대통령 부부가 결혼하기 전이어서 권력형 비리도 아니다. 단순 형사 사건일 뿐이다. 그런데 수사를 끌면서 정권 차원의 문제로 변질됐고 민주당은 끝까지 특검을 하겠다고 한다. 사건 결론을 내려야 하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오른팔로 불렸던 사람이다. 검찰이 불기소 결론을 내리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검찰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 판단대로 명품 백 사건에서 김 여사를 불기소한 바 있다. 지금으로선 도이치모터스 사건도 수사심의위 판단을 먼저 받아보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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