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남부 나세르 병원이 작년 12월 폭격 당할 당시 모습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교전 중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의료 시설을 고의로 공격했다며 이같은 행위는 전쟁범죄라고 유엔 조사위원회가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인권 상황을 현장 점검해온 유엔 조사위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의료 시스템을 파괴하는 일관된 정책을 폈다"며 "의료진과 의료시설을 끊임없이 고의로 공격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사위는 "의료진의 차량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고 의료진을 의도적으로 사살한 행위, 환자들이 가자지구를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이동을 제한한 행위 등은 전쟁범죄이자 인류에 대한 학살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 5세 소녀 힌드 라잡과 그 가족을 이스라엘군 162사단이 살해하고 이들을 구하기 위해 출동한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구급차를 포격해 구급대원까지 사망한 사건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가자지구의 의료 붕괴는 국제사회가 지속해서 우려를 표명해온 사안이다.
전쟁 탓에 의료 서비스가 제한되는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라 많은 병원이 파괴되고 기능을 잃은 데다 의료진이 숨지거나 구금되는 일이 빈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5월 가자지구 최남단 국경 관문인 라파의 검문소가 폐쇄된 이후 긴급한 해외 의료 후송이 필요한 환자 1만여명이 후송되지 못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가 자체 집계한 의료 인력 사망자 수는 작년 10월 전쟁 발발 후 최근까지 1천여명에 이른다.
조사위는 이스라엘에 구금된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하마스가 끌고 간 인질의 처우와 관련해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수감자와 인질에 대한 고문이나 물리적 폭력, 성폭력 등을 저지른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성명에 대해 아직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유엔 기구들이 가자지구 내 전쟁범죄 문제를 거론할 때면 편향적인 조사로 사실을 왜곡한다며 반발하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
병원을 겨냥한 공격에 대해서도 하마스의 지휘 본부나 은신처를 정밀 타격한 것이라고 이스라엘은 해명한 바 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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