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다인을 안고 기뻐하는 이수민. |
(여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바른 생활로 부진에서 탈출했습니다."
6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 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이수민은 4년 만에 챔피언에 오른 비결로 '바른 생활'을 꼽았다.
2020년 KPGA 투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달성하고 2021년 입대한 이수민은 2022년 10월에 제대하고 복귀한 작년 시즌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성적은 초라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몸집을 너무 불린 게 독이 됐다. 또 제대한 뒤 마음 같지 않은 성적에 실망도 컸다.
한때 골프 천재 소년으로 불렸고 신인왕과 상금왕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상금랭킹 59위, 올해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48위에 그쳤다.
오랫동안 골초였던 이수민은 넉 달 전에 담배를 끊었다. 담배만 끊은 게 아니라 오후 10시 전에는 반드시 잠자리에 들었다. 휴대전화 사용도 자제했다.
오전 6시에 일어나 가벼운 뜀박질로 하루를 시작했다.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에서 54세의 나이로 우승한 최경주가 술, 담배, 커피, 탄산음료 등을 모조리 끊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한다는 사실을 접한 뒤 "운동선수의 기본을 지키자고 결심했다"고 이수민은 설명했다.
이런 바른 생활 덕분에 군산CC 오픈 기권, 렉서스 마스터즈 공동 68위, 신한동해오픈 컷 탈락 등 7월부터 부진을 이어오다 지난달 15일 끝난 골프존-도레이 오픈에서 공동 14위에 오르며 전환점을 맞았다.
그리고선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이수민은 "제대한 뒤 연습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이 나지 않아 조급한 마음에 더 연습에 매달렸지만 기대가 높은 만큼 실망도 컸다"면서 "연습보다는 운동선수로서 기본에 충실하자고 마음을 먹었고, 기대를 낮췄다"고 말했다.
다시 제대 직후로 돌아가면 "5년 시드가 있었으니 2년은 성적이 안 나는 걸 각오하고 여유 있게 마음먹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물처럼 찾아온 우승에 이수민은 "그동안 육아도 도와주지 않고 투정도 많이 부렸는데 세 살 연상 아내에게 감사하다"고 울먹였다.
2020년 결혼한 이수민은 2021년 4월에 얻은 딸 다인을 안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최경주의 자기관리를 본받아 부활한 이수민은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과도 각별한 인연을 입증했다.
그는 2018년 준우승, 2019년 우승에 이어 이번에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최경주가 직접 PGA 투어 수준의 코스로 조성한다.
이수민은 "비거리도 내야 하지만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코스 세팅에서 잘 치는 편"이라고 말했다.
첫날 6언더파 66타를 쳐 선두에 나섰지만 2, 3라운드에서 주춤했던 이수민은 "오늘은 퍼팅 감각이 좋아서 자신이 있었다"면서 "우승 생각은 하지 않았다. 순위표도 안 봤다. 첫날 느낌으로 치자는 생각뿐이었다. 초반 실수가 있었지만 16번 홀까진 잘했다. 17, 18번 홀에서 흔들렸지만, 파퍼트를 넣고 우승도 가능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수민은 미국 무대 진출 의지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올해는 부진해서 자신감이 떨어져 시도하지 않았다"는 이수민은 "샷 정확도를 보강하고 내년쯤 PGA 콘페리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수민은 "자신감을 찾았으니 남은 대회에서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시즌 두 번째 우승도 기대했다.
khoo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