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접촉 아이디어 다양…일부 "선거용일 뿐" 냉소
영광 쌀 구매 글 올린 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 |
(영광=연합뉴스) 형민우 장아름 기자 = 야댱 대표들의 참전으로 판이 커진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 나선 정당들이 쌀 사주기나 공짜 커피, 농활 등 색다른 방식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시장이나 주택가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전통적인 선거운동이 아니어서 이색적이다는 평가도 있지만, 지역 일꾼을 뽑기 위한 정책 선거는 실종되고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선심성 운동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야3당은 진보당 당원들의 농촌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조국혁신당의 커피차 운영,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의 영광 쌀 구매 운동 등을 통해 민심 파고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김민석·한준호 최고위원 등은 최근 영광 출신 당원이 고향에 다녀온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공유하며 비축 쌀 소비 운동을 제안했다.
당원이 올린 글에는 "군민들이 '선거는 무슨 선거냐. 쌀값 때문에 농민들 다 죽어나게 생겼는데 해결책 내놓는 당이 없다'고 한다"며 "영광에만 쌀 10kg짜리 15만 포대가 비축돼 있어 어떻게든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후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을 비롯한 지지자 커뮤니티에서 영광 신동진쌀 구매 인증 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김병주 최고위원 등 현역 국회의원이 SNS에 올린 구매 인증 사진에도 수많은 구매 댓글이 달렸다.
영광군 농협쌀조합법인(RPC)이 지난 2일 하루 동안 판매한 분량만도 10kg들이 500포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혁신당 '꾹다방' |
조국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영광·곡성·부산 금정구에서 유권자들에게 직접 차(茶)를 만들어 주는 '꾹다방'을 운영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마시면 무조건 탄핵커피', '탄핵 커피를 꾹이가 타면 달달커피' 등 메뉴를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제공하며 선명성과 개혁성을 강조하고 있다.
진보당은 초여름부터 일찌감치 마을회관 앞 잡초 제거·쓰레기 줍기·건널목 교통 봉사 등을 하며 유권자 속으로 파고들었다.
전국에서 온 당원들이 시간대를 나눠 활동을 이어왔고 고추 수확 등 농민회가 주도하는 농촌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기존 여론조사에서 10%대 지지율을 보이던 진보당은 최근 30%대까지 오르면서 3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초 봉사활동하는 진보당 |
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나타난 이러한 모습에 대해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선관위는 일단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촌봉사활동이나 커피 차 운영 등은 정책홍보를 위한 정당의 통상적인 활동 정도로 선관위는 보고 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도 1천원 이하 다과를 제공하고 있고 봉사활동 역시 금품(金品)에 해당하지 않아 공직선거법상 문제가 없으므로 남은 기간 이러한 방식의 주민 접촉을 지속할 뜻을 나타냈다.
영광의 한 군민은 "쌀값 폭락으로 어려운 농민을 위해 쌀을 사주고 당 대표가 직접 커피도 따라주는 모습이 신선했다"며 "당원들이 어르신들의 일손을 돕는 모습에서도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사회 일부에서는 선거 때에나 등장하는 '표 얻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냉소적인 시각도 드러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역의 참된 일꾼을 뽑는 선거라기보다는 차기 대선 주자들이 벌이는 경쟁의 장으로 변질하고 있다"며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선심성 선거 운동이 판을 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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