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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환 기자) 국가대표팀에서 이강인을 '펄스 나인(가짜 9번)'으로 기용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이강인은 지난 28일 스타드 렌과의 리그 경기에서 자신의 주 포지션인 측면 공격수나 미드필더가 아닌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했다. 상대 수비수와 직접 부딪히며 경합하는 대신 미드필드로 내려와 동료들과 연계 작업을 하거나 경기를 조율하는 이른바 '제로톱' 역할이었다.
이강인은 제로톱으로 뛰면서 후반 13분경 다이빙 헤더로 득점을 터트린 것 외에도 동료들에게 일곱 번이나 찬스를 만들어주는 등 맹활약했다. 이날 파리 생제르맹(PSG)은 이강인과 브래들리 바르콜라(프랑스)의 멀티골을 묶어 3-1로 이겼다. 이강인의 제로톱 배치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30일 10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명보 감독에게는 스타드 렌전 이강인의 활약을 봤는지,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기용하는 방법이 대표팀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냐는 질문이 주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는 봤다. 이강인은 어느 포지션에 배치해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라며 이강인을 칭찬했지만, 한편으로는 "다만 다른 점은 클럽팀은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반면 대표팀은 그러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우리가 7명을 바꿨다. 대표팀 기준으로는 변화의 폭이 크다"면서 현재 대표팀에 더 많은 변화를 주기 힘들다는 점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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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그러면서도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주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도 하나의 좋은 옵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세우는 것을 옵션으로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강인이 소속팀에서 제로톱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맞지만, 대표팀에서도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우선 홍명보 감독의 설명처럼 대표팀은 선수들끼리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 특정 전술을 준비할 시간이 짧다는 이야기다. 이강인처럼 개성이 강하고 영향력이 큰 선수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법을 찾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넉넉치 않다.
역시 홍 감독의 말대로 대표팀에 변화가 여럿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한 상황에서 기존 주축 선수의 역할까지 바꾼다면 대표팀에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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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현재 대표팀은 굳이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기용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PSG는 주전 공격수인 곤살루 하무스가 부상으로 쓰러져 있고, 랑달 콜로 무아니가 기복을 겪는 데다 중앙 공격수로 출전할 수 있는 마르코 아센시오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이강인을 최전방에 세울 수밖에 없었다. 반면 이번 대표팀에는 주민규와 오세훈, 그리고 오현규까지 톱 자원들이 건재하다.
이강인이 여러 포지션에서 여러 역할들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강인의 멀티 능력이다. 하지만 그 멀티 능력을, 심지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수 있는 능력을 굳이 대표팀까지 끌어올 필요는 없어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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