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 1개월 새 32% 감소…가격도 7개월내 최저치
주요 상승지역 관망세 확대…"가격 급등에 대출 규제로 피로감 커져"
“매수인과 매도인 모두 대출 규제 강화로 시장을 지켜만 보는 상황이라 이전처럼 호가를 올려 부르는 사례가 거의 사라졌습니다.”(송파구 잠실동 공인중개업소 대표)
금융당국이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앞두고 금리 인하 시점과 폭을 결정할 핵심 변수인 집값 향방을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울 주택시장 상승 흐름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6066건으로 전달인 7월(8872건)과 비교하면 한 달 새 약 32% 급감했다. 9월은 아직 신고기한이 한 달가량 남았지만 1312건에 그치고 있다.
가격도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9055만원으로 지난 2월(10억8720만원) 이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 5월 11억9970만원을 기록한 이후 6월 12억4685만원, 7월 12억2943만원, 8월 11억9215만원 등 12억원 안팎을 유지해 오다 9월 들어 1억원 이상 떨어진 것이다.
7월 이후 상승 폭을 높이며 ‘불장’을 연출한 서울 아파트 매수 열기는 대출 규제 여파와 급등 피로감에 따라 빠르게 관망세로 전환되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9월 둘째 주(9일 기준)에 전주 대비 0.23%를 기록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셋째 주 0.16%로 줄더니 가장 최근 발표한 넷째 주(23일 기준)에는 0.12% 상승하며 연속으로 오름폭이 축소되고 있다. 지난달 12일(0.32%)과 비교하면 주택 매수세가 완연히 꺾인 흐름이다.
서울 집값 급등을 이끈 성동구 일부 대장 아파트에서는 실거래가 하락도 나타났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 전용 59.9㎡(18층)는 이달 7일 14억8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14일에는 동일 평형(17층)이 13억5000만원에 거래돼 한 주 사이에 실거래가 가격이 1억3500만원이나 빠졌다.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도 전용 84.8㎡가 지난달 31일 13억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이달 11일엔 12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며 1억원 가까이 실거래가가 하락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7월 말까지는 거래가 활발했는데 추석 직후부터 계약이 끊긴 지 꽤 됐다.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문의는 조금 있지만 대출 규제 영향으로 갭투자 수요는 거의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남 3구’에 속하는 송파구도 9월 넷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이 0.17% 오르긴 했지만 전주(0.28%) 대비 0.11%포인트 낮아지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승 폭이 가장 크게 축소됐고, 서초구도 같은 기간 0.32%에서 0.23%로 상승 폭이 작아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호가와 매매 가격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급등한 데다 대출 규제 여파로 주요 지역에 이어 다른 외곽 지역이 가격 키 맞추기에 들어가기 전에 상승장이 본격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우주성 기자 wjs8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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