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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기자의 눈] 외국인 유학생 채용...낚시는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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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학생 20만...지역특화형 비자 정책

고급인력 다수...중소기업 근무 환경 높여야

아주경제

[사진=정연우 기자]




국내 중소기업 현장을 살펴보면 외국인 없이 돌아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이는 생산직이 아닌 글로벌 영업,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이직률이 낮고 전문성이 높아 소위 말하는 '가성비'가 좋다는 이유에서다.

CJ제일제당, 오뚜기, SPC그룹 등과 같은 K-푸드 업체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채용 연계형 프로그램과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중소벤처기업 소프트웨어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인도 소프트웨어 개발자 200명 채용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며 외국인 인력 확보에 힘을 더했다.

유학생들로서도 비자 연장 걱정 없이 최대 5년간 한국에 머물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도 외국 유학생 지역 정주화를 위해 인구 감소 지역에서 일정 기간 외국인이 장기 거주할 수 있게 하는 지역특화형 비자(F-2-R)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유학생은 20만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체류 외국인은 260만명에 달한다. 출산율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 민간기업들의 이 같은 시도는 인력난을 해소하고 인구 소멸을 막기 위한 유인책이다. 외국인 유학생들로서도 '코리안 드림'을 실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기 때문에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다.

중기부는 최근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제조 중소기업에 대해 외국인 유학생 채용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구인·구직 정보가 부족한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10월 말 매칭 플랫폼을 오픈하는 게 골자다. 전문 인력 위주로 소개할 것이라는 방침도 더했다.

흔히 제조 중소기업 하면 시골 한적한 곳에 위치한 공장을 떠올리게 된다. 실제로 대부분 수도권 외곽 혹은 지방에 위치해 있다. 기업 환경과 복지, 인프라가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것은 사실이다. '내국인' 구직자들도 교통 여건이나 주거 문제 등으로 인해 지원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대학에서 정규 과정을 모두 마친 고급 인력들이다. 이들이 과연 눈길을 줄지는 미지수다. '코리안 드림'이라는 미끼로 낚시를 하면 안 된다.

더불어 내국인 구직자들의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할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 고급인력 들은 높은 스펙만큼 높은 눈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 소개할 기업들의 근무 환경이 만족할 만한 수준인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해당 기업들에도 그만큼 지원과 보상을 해야 한다. 결국 회사는 사람이 있어야 굴러가기 때문이다.

아주경제=정연우 기자 ynu@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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