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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헤즈볼라 1인자 제거에 중동 위기 최고조…이란, 보복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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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라엘 본격 보복에 주저할 가능성 높아"

"현재 상황 판단하기에는 일러…예측 불가"

뉴스1

28일 (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이란 인들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 군의 공습으로 사망에 분노해 구호를 외치며 반 이스라엘 시위를 하고 있다. 2024.09.2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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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를 제거한 가운데 이란의 보복 여부가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성명을 통해 레바논 베이루트 교외 다히예에 있는 헤즈볼라 본부 공습 이후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 측에서도 성명에서 "약 30년간 이끌었던 헤즈볼라의 수장 사이드 하산 나스랄라가 위대한 불멸의 순교자 동지들에게 합류했다"며 사망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우선 현재로서는 이란의 대응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외신들과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7월 취임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개혁진보파로 분류되는 인물로, 경제 제재를 푸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아직 대(對)이란 제재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EU는 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란과 EU는 사실상 폐기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부활을 위한 논의를 재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핵합의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6개국이 지난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협약이다. 핵 프로그램을 일부 동결하거나 축소하는 대가로 서방 국가들이 대이란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를 파기하며 서방의 제재도 복구됐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무선호출기(삐삐) 테러 이후에도 이스라엘을 비난하기만 했을 뿐, 공개적인 보복 위협을 하지는 않았다. 또 지난 7월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됐을 때도 보복을 예고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의 대규모 레바논 공격 이후 "미국 관리들은 헤즈볼라가 이란의 가장 가깝고 가장 강력한 대리 세력임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현재 레바논 내 전투에 직접 개입하는 데 매우 주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선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이란이 대규모 보복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전직 이스라엘 정보 관리는 "이란은 헤즈볼라의 대규모 공격이 이스라엘의 보복을 유발할 수 있고, 이란의 주요 대리인을 더욱 약화할 수 있다"며 "또 이란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승인(미사일 공격 등을 포함한 본격적인 보복)을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뉴스1

23일(현지시간) 레바논-이스라엘 국경 지대에 위치한 레바논 마르자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주민들에게 헤즈볼라 목표물에서 벗어나라고 경고하면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에 대해 더욱 '광범위하고 정밀한' 공습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24.09.23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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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헤즈볼라의 수장이 살해된 만큼 헤즈볼라와 이란의 반응을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미 행정부 관계자는 이날 아침 CNN에 "현재로서는 나스랄라의 죽음이 그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대규모 사태 확대의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미국 고위 관리는 CNN에 "미국은 이란 지도자들이 이란의 가장 강력한 대리 집단인 헤즈볼라를 잃어버릴 것이라고 판단할 경우, 이란이 갈등에 개입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마크 폴리메로풀로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동 대테러 담당관도 "이란이 이 지역에서 다음에 일어날 일을 상당히 지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헤즈볼라는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억제하는 열쇠이기 때문에, 이란은 헤즈볼라를 보호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 지역에서 이란의 전체 억제 태세가 바뀔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 국무부에서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담당 차관보를 지낸 앤드루 밀러는 WP에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나 신중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주요 전략적 자산이 존재적 위협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란은 여전히 지역 갈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며 "이란은 대응할 것이지만, 그 대응의 타이밍, 방법, 규모는 예측하기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 행정부는 이란이 대규모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는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CNN은 "28일 현재 미국은 이란이 대규모의 지속적인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지만, (해당 사안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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