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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대전 마지막 남은 대형 향토서점 ‘계룡문고’ 사라졌다…경영난으로 문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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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계룡문고 영업 종료 안내문. 페이스북 캡처


대전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대형 향토서점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29일 지역 서점가에 따르면 대전지역 향토서점인 계룡문고는 지난 27일 대표 명의의 안내문을 통해 “사전 예고 없이 급작스럽게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계룡문고를 끝내 지키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됨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폐업 소식을 전했다.

계룡문고는 1996년 대전 중구 은행동에 문을 연 뒤 2007년 중구 선화동으로 자리를 옮겨 30년 가까이 영업해 온 지역 향토서점이다. 대전에는 과거 계룡문고 외에도 문경서적과 대훈서적 등 비교적 큰 규모의 향토서점들이 있었지만 경영난으로 2000년대에 모두 문을 닫았다. 이후 계룡문고가 사실상 대전의 마지막 향토서점으로 남아 있었지만 결국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된 것이다.

대형 온라인 서점의 등장으로 어려워진 경영 환경 속에서도 가까스로 자리를 지켰던 계룡문고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임대료 상승 등으로 최근 몇 년간 경영난이 더욱 가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 들어서는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시민주 모집을 통한 ‘시민서점’으로의 전환을 꾀하기도 했지만 제도적인 문제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는 영업 종료 안내문을 통해 “서점을 생명처럼 여겼고, 어떤 방법으로든 살려보려고 몸부림치며 갖은 방법으로 애써 왔지만 더는 어찌할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영업을 종료하게 됨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계룡문고는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지역에서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해 온 만큼 시민들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인다.

온라인 상에서 폐업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계룡문고 같은 독서공간이 사라지는 게 너무 안타깝다’거나 ‘대전의 마지막 향토서점을 지키지 못한 걸 반성한다’는 등의 댓글로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 시민은 “전국에 이런 서점이 없다며 다들 부러워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우리 아이들의 성장에 늘 계룡문고가 있었는데 지키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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