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8 (토)

“현실판 마동석 되겠다”…복싱-유도 ‘국대’ 출신 등 신임 경찰 졸업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복싱 국가대표 출신 송화평 순경. 청양군 유튜브, SNS 갈무리


“현실판 마동석이 되어 범죄자들에게는 단호하고 엄격한 경찰관, 약자에게는 부드러운 외유내강 경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복싱 국가대표 출신 송화평 순경(30)은 27일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하며 이렇게 말했다. 송 순경은 2016 리우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복싱 선수 출신 경찰이다. 송 순경 등 제314기 신임 경찰 2191명은 이날 졸업과 동시에 경찰관으로서 첫걸음을 뗐다.

중앙경찰학교는 27일 오전 11시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있는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신임 경찰 제314기 졸업식을 열었다. 중앙경찰학교는 경찰공무원 임용예정자에 대한 교육 훈련을 목적으로 1987년 개교했다. 제314기 졸업생들은 올 1월 8일부터 이날까지 38주간 형사법 등 법 집행에 필요한 법률 교육과 함께 사격·실전체포술 등 현장 사례 실전 체험 교육을 받았다.

동아일보

(서울=뉴스1) = 27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신임경찰 제314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묵념하고 있다. 이번에 배출되는 경찰관은 2191명으로 이 중에는 세 아들을 둔 신임 경찰이 포함돼 화제가 됐다. (경찰청 제공) 2024.9.27/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314기 졸업생 중에는 유도 국가대표 출신 전민선 순경(34), 토목설계회사 14년 경력의 늦깎이 경찰관 최민성 순경(40) 등이 있다.

전 순경은 “유도 국가대표 선수 경력과 707 특수임무단에서 8년간 군 복무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선에서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경찰관이 됐다”며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든든한 경찰관이 되어 사선을 넘나드는 치안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 순경은 “검찰 수사관인 배우자로 인해 자연스럽게 수사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늦었지만 경찰관의 길을 선택했다”며 “전공을 살린 재난사고 전문 수사관이 되어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 아들을 둔 윤은정 순경(40)은 아이들을 재워놓고 밤마다 공부해 경찰이 됐다. 윤 순경의 어머니는 “애들이 울기라도 하면 (딸이 애들을) 등에 업고 무릎에 뉘어놓아 가며 공부해 경찰이 됐다”며 “아들 셋을 키우는 힘든 여건 속에서 오랜 염원이었던 경찰의 꿈을 늦게나마 이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연을 접하고 윤 순경에게 축하 서한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낮에는 세 아들을 돌보고 밤에는 아이들이 잠든 후 학업을 이어간 끝에 오랜 꿈을 이뤄낸 것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려는 사명감과 열정, 그리고 이를 묵묵히 뒷받침해 주신 가족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해내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라며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동아일보

(서울=뉴스1) = 27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신임경찰 제314기 졸업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에 배출되는 경찰관은 2191명으로 이 중에는 세 아들을 둔 신임 경찰이 포함돼 화제가 됐다. (경찰청 제공) 2024.9.27/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성욱 순경(23), 윤현상 순경(31), 황보정 순경(24)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현장실습에 참여했다.

최 순경은 강제추행 후 도주하는 피의자를 약 100m 추격하여 검거했고, 윤 순경은 건물 난간에서 투신을 시도하는 구조 대상자를 설득해 소중한 생명을 지켜냈다. 황 순경은 ‘칼 들고 찌르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흉기를 휘두른 피의자를 제압했다.

이호영 경찰청 차장은 “현장에 첫발을 내딛는 이 순간,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최후의 버팀목이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국민의 안전과 기본권을 위협하는 각종 범죄와 비리에 맞서 싸워주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중앙경찰학교장 직무대리 강상길 경무관은 “대한민국 경찰관으로 자부심을 갖고 한 걸음씩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