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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현대 자본주의의 심장 [M&A 트렌드 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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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선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

헤럴드경제

경우선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


수조원의 펀드를 결성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이 올해 주목하는 M&A 시장 트렌드에 대해 PEF 컨설팅 전문가 경우선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에게 들어 봤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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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도준은 2002년 카드 대란 사태를 이용하여 결국 원하던 재벌 총수의 자리에 올라선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 IMF 사태에서 사모펀드의 외환은행 인수 건을 주요 모티브로 하고 있다. 금융기관 인수합병(M&A)이 이처럼 영화,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기관은 자본주의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금융기관의 인수합병은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그만큼 극적인 스토리텔링을 구성하기에 적합한 소재인 것이다. 금융기관에는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등 다양한 업종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있었던 대표적인 딜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한 대형 사모펀드 대표는 카드 회사를 ‘Holy Grail(성배)’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기사도 문학에서 성배는 영광과 명예의 상징이자 추구점인만큼 이 표현은 카드 회사가 사모펀드에게 그만큼 매력적인 투자처임을 보여준다. 비록 최근 몇 년간 카드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부문의 매력은 다소 떨어졌지만, 리볼빙,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카드 금융 사업의 존재는 전략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카드 회사는 보유 자산을 활용해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의 한 대형 사모펀드가 카드사를 인수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투자해 이익을 늘린 적도 있다. 현재는 해당 카드사의 위험 관리 등의 이유로 부동산PF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있지만 신용판매와 카드 금융, 자산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부문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남아 있다.

2020년 코로나 펜데믹은 여러 사회, 경제적인 변화를 낳았다. 그때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이 대형 매물로 등장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푸르덴셜생명은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하는 생명보험이라는 메가 히트 상품을 갖고 있기도 했고 자산규모가 20조원에 이를 정도로 커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만 금리가 급격하게 변동할 경우 생명보험은 최저보증이율을 적용한 기존 보험상품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또 금리가 내리면 보험사의 부채 변동 폭도 커져 관리의 난이도가 높아진다. 필자가 실사 보고서를 발표하던 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100bp 인하한 소위 울트라컷을 발표하던 일이 생생하다. 이 일이 그 회사의 매력도를 평가하는 과정에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금융기관은 경제적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자본주의의 피, 즉 ‘돈’과 가장 밀접한 존재다.

금융산업 내 전통적인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인터넷 은행과 같은 새롭게 출현한 회사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젊은 세대가 주식 투자를 위해 신용대출을 많이 받게 됨에 따라 비대면 신용대출에 강점을 가진 인터넷 은행이 주목 받게 되었다.

인터넷 은행은 기존 은행에 비해 대출 절차가 훨씬 간소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특히 경쟁력을 가진다. 이는 기존 은행들도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산업 전반에서 긍정적인 자극이 돼 진보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강점에 기반하여 인터넷 은행은 활발하게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투자 이후,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출인 주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에서 여러 혁신을 이어 나가고 있다.

자본주의가 계속되는 한 금융기관 M&A는 지속될 것이다. 전통적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핀테크 회사들 역시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M&A의 주요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혁신가와 혜안을 가진 좋은 투자를 집행하는 투자자가 잘 만나, 국내 금융산업을 고도화하고 소비자 입장에서의 후생도 지속적으로 증가시킬 것을 기대해본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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