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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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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푸른색 전면점화, 홍콩 경매가 100억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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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


매일경제

김환기 ‘9-XII-71 #216’(1971). 크리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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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상화 거장인 김환기 화백(1913~1974)의 최고가 작품으로 꼽히는 푸른색 전면점화가 경매에서 100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26일(현지시간) 경매사 크리스티에 따르면, 이날 홍콩 헨더슨빌딩에서 열린 크리스티 홍콩의 ‘20·21세기 미술 이브닝 경매’에서 김환기 화백의 127×251㎝ 크기의 1971년작 푸른색 전면점화 ‘9-XII-71 #216’가 5603만5000홍콩달러(약 95억4500만원·구매자 수수료 포함)에 판매됐다. 구매자 수수료를 제외한 낙찰가는 시작가 3500만홍콩달러(약 60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4600만홍콩달러(약 78억원)였다. 당초 크리스티는 이 작품의 추정가를 4500만~6500만홍콩달러(약 77억~111억원)로 예상했다.

전면점화는 캔버스 화면 전체를 점으로 채워 그린 그림으로 작품 완성에 많은 공이 든다. 특히 김 화백의 푸른색 전면점화는 그가 평생에 걸쳐 쌓았던 화업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이학준 크리스티 코리아 대표는 “현재까지 경매시장에서 거래된 1970년대 초 푸른색 전면점화는 20점 미만이어서 희소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한국 미술품 역시 김 화백의 푸른색 전면점화다. 2019년 153억원(구매자 수수료 포함)에 낙찰된 254×254㎝ 크기 두폭화 ‘우주(Universe 5-IV-71 #200)’(1971)다. 김 화백은 이 경매로 한국 작가 최초의 ‘100억원대 작가’로 거듭난 바 있다. 이번에 낙찰된 ‘9-XII-71 #216’는 100억원에 살짝 못 미친 약 95억원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우주’의 절반 크기인 데다 최근 미술시장의 침체 분위기 속에 거둔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9-XII-71 #216’는 ‘우주’처럼 화폭 위의 점들이 다양한 푸른 색조로 반원형 소용돌이 패턴을 이루며 중심에서 외곽으로 뻗어나가는 형태다. 파란색은 김 화백이 즐겨 사용하던 색으로, 김 화백이 고향에서 본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 작품은 2006년 갤러리 현대를 통해 수집돼 20년 가까이 소장됐던 것으로, 경매에는 처음 출품됐다. 1999년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김 화백의 작고 25주기 회고전과 2020년 포스코미술관에서 열린 김환기·박수근·이중섭 회고전에 전시된 이력이 있다.

김환기 화백의 작품은 그동안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순위 상위권을 독식하다시피 해왔다. 현재까지 한국 미술품의 국내 경매사 경매 최고가 기록 1~10위 중 이중섭의 ‘소’(2018년 47억원에 낙찰·7위)를 제외하고는 9점이 모두 김 화백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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