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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피해자 두번 울리던 기습‧먹튀 공탁…앞으로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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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이른바 ‘기습공탁’ ‘먹튀공탁’으로 불리던 형사공탁제도 악용이 앞으로는 불가능하게 된다. 법무부는 형사공탁 과정에서 법원이 피해자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신설하고, 공탁금 회수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개정안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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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공탁은 선고 직전 피고인이 피해자 몰래 공탁금을 내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 없이 감형을 받아 문제가 됐다. 이른바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의 범인 조선(34)이 2심 선고를 나흘 앞두고 기습공탁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법무부는 판결 선고가 임박한 시점에 형사공탁을 할 경우 법원이 피해자 의견을 의무적으로 청취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엔 유족의 의사를 듣도록 했다. 다만 피해자의 의견을 듣기에 곤란한 사정이 있다면 예외를 인정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개정안의 통과로 피해자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형이 이뤄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며 “헌법이 명시한 피해자의 재판절차 진술권이 충실히 보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른바 ‘먹튀 공탁’이라고 불리는 형사공탁금 회수도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그간 공탁금을 내고 감형을 받은 뒤, 피해자의 수령 의사가 확인되기 전 공탁물을 회수하는 경우가 알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빚어졌다. 그러나 개정된 공탁법에 따르면 피해자가 공탁물 회수에 동의하거나 수령을 거절할 경우, 무죄 판결 또는 불기소 결정이 있는 경우에만 회수가 허용된다.

개정법은 공포 후 3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되고, 개정 규정은 법이 시행된 이후 형사공탁한 경우부터 적용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범죄피해자들이 사각지대 없이 절차적 권리를 충실히 보장 받고, 그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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