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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日자민 총재선거 D-1 '3강' 총력전…킹메이커, '파벌'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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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앞으로 다가온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예측하기 힘든 ‘삼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후임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40대 최연소 총리를 꿈꾸며 도전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3) 전 환경상, 십수년간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선두권에 올랐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자민당 간사장, ‘여자 아베’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이 막판 접전을 벌이고 있다.

사상 최다로 꼽히는 9명이 출사표를 던진 이번 선거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두자릿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 3명 중 누가 일본의 102대 총리 자리를 거머쥐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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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유력후보로 꼽히는 (왼쪽부터)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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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368표)와 약 105만명에 달하는 당원·당우의 표를 비례환산(368표)해 집계한다. 1차 투표(총 736표)에서 과반수 이상을 얻은 후보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만을 추려 2차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이때 국회의원(368표)과 지방자치단체(47표) 몫의 투표로 최종 당선자를 가른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국회의원 표 368표 가운데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가져갈 것으로 추산되는 표는 약 50표. 이시바 전 간사장(약 30표)과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약 30표)이 비슷한 숫자의 의원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NHK는 “이번 선거에서 (한표 행사를) 결정하지 않은 의원수가 약 70명에 달한다”며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는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에 들어갈 것이 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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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뒤를 잇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9명의 후보. 왼쪽부터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관방장관, 고이즈미 전 환경상, 가미카와 외무상, 가토 전 관방장관, 고노 디지털상, 이시바 전 간사장, 모테기 간사장.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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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후보 3인 가운데 누가 결선 투표에 오를 지는 안갯속이다. 일각에서 1차 투표에서 140표 안팎을 가져갈 경우 결선 진출이 가능하단 분석 정도만 나올 정도다. 이런 맥락에서 2차 결선을 좌지우지할 의원들의 표심은 엇갈릴 수 있다. 의원마다 중의원 해산에 따른 총선, 내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자신의 선거’에 유리한 후보, '선거의 얼굴'에 적합한 후보를 고르려하기 때문이다.

자민당 내 ‘킹메이커’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도 변수다. 유력 후보 셋 모두 현재 소속된 파벌이 없기 때문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전 총리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는 결선 진출 가능성이 높지 않은 고노 다로(河野太郎·61) 디지털상을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민당에서 유일하게 파벌(54명)을 유지하고 있고, 스가와 라이벌 관계인 아소 전 총리가 결선에서 누구를 밀지에 따라 판세가 결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지난 24일 아소를 전격 방문해 “힘을 빌려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총재선 불출마 선언 후 소장파 의원들과 접촉을 늘려오고 있는 기시다 총리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파벌은 해체했지만 기시다 총리의 최측근인 기하라 세이지(木原誠二) 의원이 고이즈미 전 환경상 지원에 나선 것이 그렇다. 최근 방미 중 자신의 정책을 계승할 후보자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던 기시다 총리는 최근 자신의 옛 파벌 의원들과 면담에 나섰다. 옛 아베파 의원들도 회동에 나서는 등 결선투표를 위해 연계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선거 직전 후보 진영간 결선 투표를 염두에 둔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로 2021년 총재 선거에서 비주류이던 이시바와 고노, 스가 당시 총리와 가까운 고이즈미가 손잡고 ‘고이시카와(小石河)’ 연합을 맺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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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를 지낸 노다 요시히코 신임 입헌민주당 대표.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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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9선) 전 총리가 지난 23일 당 대표로 선출된 것도 변수다. 총재 선거 후 연내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총선거에서의 '생존'이 중요한 중의원들에겐 누가 노다 전 총리에 맞서는 ‘선거의 얼굴’로 유리할 지도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사상 최연소 총리’라는 쇄신감을 내세우곤 있지만 경험 부족이나 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이 걸림돌로 꼽힌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노다 전 총리와 동갑인데다가 둘다 미일 동맹을 중시하고 있어 차별화가 어려울 수 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우익적 성향이 강해, 총선거에서 노다 전 총리와 맞붙게 되면 중도표가 입헌민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다카이치를 지지하는 의원 중 이번 정치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이 많은 것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도쿄=오누키 도모코·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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