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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당론을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추가 논의해 확정하기로 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할지를 두고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혼란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당 내에서는 “금투세 시행 여부를 놓고 벌인 찬반 토론회로 인해 오히려 갈등만 더 커진 꼴”이라며 “주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만 커지고 있고, 이에 따른 부담을 민주당이 지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은 25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 공감을 했지만 시행과 유예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한 달여 동안 의견을 수렴하고 또 의원총회도 열어서 금투세 시행 혹은 유예에 대한 절차와 방향을 정하겠다”고 했다. 당론 결정을 사실상 10·16 재·보궐선거 이후로 미룬 것이다.
당내에서는 ‘금투세 유예’를 위한 출구 전략으로 삼으려던 전날 토론회가 오히려 당내 분열만 노출시키고, 당론 결정을 더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과연 이런 형식으로 토론을 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 여론과 상황을 봐서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될 문제지 이게 토론에 맡길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오히려 차이만 더 벌리고 갈등이 더 심해진 게 아닌가”라고 했다. 한 수도권 의원도 “그 동안은 당론이라 하면 내용을 잘 모르더라도 일단 수긍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그런데 금투세 문제는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되니 다들 이재명 대표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면서 찬반 양론이 격해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금투세 유예가 아닌 폐지론이 본격 제기되는 등 일단 내년 1월 시행은 유예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기류다. 정 의원은 “나는 처음에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 상황을 보니 오히려 유예가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 심화시키는 게 아니냐”라며 “(금투세를) 폐기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개인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전날 유예론자로 당내 토론에 참석했던 이소영 의원도 “어제 토론회를 통해서 당내 분위기가 유예 쪽으로 확실히 기울었다고 느꼈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금투세 이슈가 워낙 주목을 받고 있어 10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섣불리 어느 쪽으로든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투세 논란으로 자중지란에 빠지면서 당이 주력했던 ‘김건희·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한 이슈가 실종되는 등 손실이 큰 상태”라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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