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10월(1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0보다 크다는 건, 1년 후 가격이 지금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한 가구 수보다 상승을 전망한 가구 수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지난 5월부터 넉 달 연속 상승세를 그려 왔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조사 기간 당시 7∼8월 매매 거래량과 가격 상승 뉴스들이 나오면서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며 “최근에는 거래량과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고, 9월부터 가계대출 관리 강화 정책들이 나오면서 지수 상승 폭 자체는 둔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달 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20일 기준 잔액이 728조5857억원으로 8월 말보다 3조2215억원 늘어났는데, 증가 폭이 전월(9조6259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다음 달 11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집값‧가계부채 급등세 둔화를 금리 인하 선결 조건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날 신성환 위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들어 상승세가 꺾인 것이 추세적인지 일시적인지 판단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10월 초까지 나오는 자료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9월에는 추석 연휴 등으로 은행 영업일이 감소하면서 가계대출 증가 폭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었을 가능성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 위원은 “주택가격 상승 모멘텀이 강한 상태에서의 금리 인하는 불안 심리를 부추겨 주택가격·가계부채 상승 모멘텀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다만 신 위원은 내수 부진으로 인한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그는 “집값이 100% 안정된 다음에야 인하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집값과 가계부채 급등세가) 어느 정도 둔화하는지 보고, 금리 인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실한 둔화세를 보고 움직일 정도로 한국 경제가 녹록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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